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러시아가 8일(이하 현지시간) 낮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어린이병원에 미사일 공습을 퍼부어 최소 41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일 긴급회의를 연다고 밝혔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은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8일 러시아의 대낮 공습으로 어린이병원이 파괴되고 우크라이나 전역 다른 도시에 동시다발적 피해가 가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 게시물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 발을 발사해 키이우의 어린이병원, 보육원, 상업지구, 주택 등 100개가 넘는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잔혹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잔혹한 범죄자"라 칭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공습의 과녁이 된 어린이병원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매년 2만명 이상의 어린이 환자를 응대하는 곳이다. 여전히 건물 잔해에 깔린 인명을 구조하는 중이라 정확한 피해 현황은 아직 집계 중이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러시아의 무자비한 테러 공격으로부터 국민과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방공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토 정상회의를 앞둔 서방 국가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공습에 대해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공습이 이뤄진 장소가 환자 등 민간인이 밀집한 곳인 점에 주목했다.
BBC에 따르면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대해 "러시아의 잔혹함을 끔찍하게 다시 상기시키는 일"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해 러시아의 공습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을 보호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에서 방공망 강화 내용이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