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기간 불법 여론조사 관여 혐의가 있는 명태균씨가 허경영 당시 국가혁명당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작한 의혹이 포착됐다. 명씨는 그간 자신의 여론조작 혐의를 부인해왔다.
23일 아주경제가 입수한 명씨와 강혜경씨(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의 2021년 12월 13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여론조사 오늘 나오나요. 허경영이가 좀 나와야 지금 우위를 받는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프라임경제신문·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2021년 12월 15~16일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허경영 후보는 4.6%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1.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9.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이 동일한 조건으로 12월 22~2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 요건인 지지도 5%를 돌파해 5.5%를 기록했다. 당시 윤 후보(39.1%), 이 후보(38.5%),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5.7%)에 이어 4위였다.
두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허 후보의 실제 대선 득표율은 0.83%에 그쳤다.
한편 명씨는 같은 날 강씨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꿈'을 주제로 소통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강씨는 최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명씨와 김 여사가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녹취록에서 명씨는 "내가 그 사모한테 좀 심한 얘기를 했는데. 김건희한테"라며 "저번 주에 꿈이 안 좋은데, 그게 꿈이 뭐냐고 해서 내가 권성동이, 장제원, 윤한홍이가 총장님 펄펄 끓는 솥에 삶아 먹고 있다 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즈음 권 의원은 성희롱 논란이 제기됐었다.
그러면서 명씨는 "지(김 여사)가 나보고 막 협박하느냐 그런 문자를 보내면 안된다 해서 '내가 말한 게 맞았다 아니냐고'(말했다)"면서 "(김 여사가) 놀라가지고 '대안이 없다' 하면서 소곤소곤"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가 인사를 다하겠냐고 그래서 안 한다고 하니까 그럼 어쩌냐고 놀래서...그럼 말을 듣지"라며 "요새 하나에 집중하면 나는 이렇게 딱딱 촉이 딱 맞거든"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