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듯 했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 가시화 등을 기점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후폭풍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PF 대출 건전성 저하 여파로 부동산PF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증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의 자금조달 부담 확대는 물론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실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2023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 내 '증권회사·여전사의 자금조달 여건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도 확대되면서 시장성차입이 주요 자금조달 경로인 증권사와 여전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 부동산PF 부실 확대에 따른 금융권 후폭풍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증권사는 부동산PF 부실 확대에 따른 채무보증 현실화로 보증이행을 위한 자금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올해 3분기말 증권사의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는 21조7000억원으로 2022년말(22.2조원) 대비 줄어들었으나 부실채권인 고정이하비율은 중소형사(2.5%) 중심으로 상승했다. 또한 신용등급 A2 이하 PF-ABCP 금리는 11월 말 기준 7.6%로 A1(4.9%) 대비 상당폭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높아진 신용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캐피탈 등 여전사들이 발행하는 여전채 또한 부동산PF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부동산PF 대출의 건전성 저하가 현실화될 경우 여전채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져 여전사 자금조달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캐피탈사의 경우 여전사 부동산PF 대출의 90%(9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카드사와의 신용스프레드 격차가 연내 상당폭 커진 상태다.
이에대해 한은은 "부동산PF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 변화와 캐피탈채 신용스프레드 변화 간 상관계수는 올해 1분기 말 0.11에서 2023년 3분기말 0.51로 대폭 상승했다"며 "이는 부동산PF 대출 건전성 제고 조치가 늦어질 경우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