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업용 부동산 전망]"해외여행 대신 보복쇼핑"… '명품 메카' 청담동 상권, 나홀로 북적

2022-02-08 06:00
  • 글자크기 설정

하늘길 2년째 막히며 명품 소비 증가

서울 6대 상권 중 청담만 공실률 하락

해외 브랜드 잇따라 오픈…제2전성기

 

서울 강남 일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년간 지속된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서울 강남 상권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해외여행이 막히며 보복 소비에 불이 붙자 명품 상가들이 밀집한 강남권으로 소비자 발길이 몰려서다. 특히 샤넬, 루이비통, 구찌, 디올 등 고가 브랜드는 물론이고 새롭게 떠오른 크롬하츠 등 주요 브랜드들이 밀집한 '명품의 메카'로 통하는 청담동에는 20·30대 젊은 층이 모여들며 지난 수년간 침체일로였던 상권이 부활했다. 
 
청담 상권, 제2의 전성기
 
7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6대 상권 가운데 강남구 청담 상권만 공실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청담 상권 공실률은 작년 동기 대비 1.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주요 상권인 명동(26.7%), 가로수길(17.3%), 한남·이태원(11%), 강남(10.1%), 홍대(5.9%) 공실률이 대폭 높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서울 6대 상권의 전체 공실률은 전년 대비 평균 10.8% 상승했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청담만 유일하게 공실률이 낮아진 이유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보복 소비가 명품 시장으로 집중된 영향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패션거리로 통하는 청담동 명품거리는 3~4년 전만 해도 다수 브랜드들이 철수하면서 상권 분위기가 침체됐다. 실제 지난 2018년 공실률은 30% 수준에 달하는 등 서울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패션 거리의 명성을 상실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명품 소비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면세점이나 해외 현지에서 명품 소비가 힘들어지면서 국내 명품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더구나 유동 인구가 많은 복합몰이나 백화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단독 매장이 많은 청담 명품거리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상권 분석서비스 ‘지오비전(Geovision)'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각 상권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서울 ’청담역 부근‘ 상권의 매출 순위는 지난 3년간 빠른 속도로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 2019년 120위권에서 2020년 88위로 올라섰고 지난해엔 59위를 기록하며 2년 새 60계단 이상 상승했다. 청담역 부근 상권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순위가 높이 뛴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특히 청담역 부근 유동 인구는 3만3000명으로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지만, 명품 매장과 고급 스튜디오가 많아 유동 인구당 매출이 약 3만3000원으로 높았다.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이 향유했던 명품 시장에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해외 유수 브랜드들은 앞다퉈 청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있다. 지난해 청담 명품거리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를 비롯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생로랑, 타이틀리스트, 스메그 등 해외 브랜드들이 줄지어 매장을 오픈했다. 신규 명품 브랜드들이 청담에 매장을 꾸준히 열면서 청담 지역 공실이 꾸준히 해소되고 있다. 더구나 이들 브랜드는 건물을 통째로 임차하기 때문에 공실률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올해에에도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청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인 반클리프앤아펠은 청담동에 연면적 1653㎡(500평) 규모 매장을 연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펜디도 청담동에 연면적 1322㎡(400평) 규모 플래그십스토어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명품 시장 성장에 힘입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려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점은 청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청담 상권을 향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안갯속 주택시장··· 유동성 상가시장으로 몰릴까
코로나19로 경색됐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각종 규제와 함께 대통령 선거까지 겹치면서 주택시장이 안갯속에 빠지자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상업용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1~11월 기준)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34만626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3만5556건)과 비교해 약 3.2% 증가한 것이다. 또 이 수치는 12월 통계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향후 발표될 12월 거래량까지 합쳐지면 역대 최다로 거래된 2017년 거래량(38만4182건)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대형(1.38%포인트→1.83%포인트)·소규모(1.21%포인트→1.56%포인트)·집합(1.44%포인트→1.66%포인트)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전 분기 대비 모두 상승했다.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도 상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계절 독감으로 전환되고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 그간 눌려 있던 상권들이 되살날 것으로 보인다"며 "청담 등 강남권은 물론이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