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 국내 출시 첫 주말, 주요 대리점은 과열된 분위기였다.
통신사 및 유통점들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아이폰7 구입 고객에게 30만~40만원의 불법 보조금(페이백)을 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상담을 요청하자 본인 매장이 제일 '조건이 좋다'며 3분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해당 매장에는 고객 두 명이 계약서를 작성 중이었다. 모두 아이폰7 구매자였다.
'스마트폰의 성지'답게 번호이동 고객에게 페이백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사용하던 아이폰을 반납하면 10만원을 추가로 페이백 해 '현금가 26만원에 아이폰7을 살 수 있다'고 호객행위를 했다.
통신사들은 아이폰7 출시로 유통점에 주는 판매수수료(리베이트)를 평소보다 높게 책정했다. 특정 시간대 아이폰7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면 유통점에 40만원대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인기 있는 색깔은 제트블랙(유광 검정)이었다. 제트블랙은 쉽게 스크래치가 난다는 단점이 여러차례 지적됐지만, 애플이 처음 내놓은 색상인 만큼 수요가 상당했다.
오전에만 30대를 개통했다는 한 매장 직원은 "제트블랙을 가장 많이 찾지만 예판으로 물량이 이미 빠진 상태다"며 "지금은 제트블랙 개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저장용량이)128기가바이트(GB)까지 필요하지 않다면 (32GB 짜리인)블랙을 추천한다. 이미 오전에 나간 물량 절반 가까이가 블랙을 택했다"며 구매를 유도했다.
인근 매장 직원은 "제트블랙은 목각폰(전시상품)도 없다"며 "여기(신도림테크노마트)어딜가나 비슷할 거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아이폰7 시리즈의 사전 예약 판매량은 총 30만~40만 대는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이폰6 시리즈의 2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합정역 인근의 대리점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량이 적은 탓에 제트블랙은 당일 개통 대신 예약주문 형식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실버나 골드 색상도 괜찮다"며 "(제트블랙 구입을 원할 경우)예약 걸고 가시면 사은품을 넉넉하게 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의 SK텔레콤 직영점은 역시 매장에 있던 제트블랙 색상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 매장 직원은 "아무래도 희소성 때문에 인기가 많다"며 "그래도 지문 남는 것을 싫어하는 고객들은 블랙(무광 검정)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가 국내 출시된 이후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6만2972건에 달했다. 출시일인 21일 3만6987건, 22일은 2만5985건이었다.
이같은 아이폰7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8월 갤럭시노트7 출시 때보다 높다. 갤럭시노트7은 출시 후 이틀 동안 5만7904건을 기록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2만4000건을 넘으면 시장 과열로 판단한다.
한편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아이폰7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국내 50만명에 달하는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모두 아이폰7로 움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에 익숙한 사용자가 아이폰의 IOS플랫폼으로 옮겨가기 쉽지 않다"며 "삼성전자가 곧 추가 보상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에 이를 기다리는 고객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