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폰7 가격 8% 내릴 동안 한국은 '요지부동'

2018-05-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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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외 대비 스마트폰 가격 인하 속도 더뎌

방통위 "국내외 휴대폰 가격 비교로 단말 가격 차이 줄일 것"

한국의 스마트폰 가격 인하 속도가 해외 주요 국가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국내외 스마트폰 가격 비교 사이트(와이즈유저)에서 한국과 해외 주요 국가의 단말기 가격을 비교한 결과, 애플 아이폰7과 LG전자의 ‘LG G6(이하 G6)’ 등 출시한 지 1년 넘은 스마트폰의 한국 가격이 높은 편에 속했다.

한국의 아이폰7 32GB 가격은 86만9000원으로, 14개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미국은 596.96달러(한화 63만7970원)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의 아이폰7 32GB 초기 출시 가격은 649달러로, 출시 후 약 19개월 만인 현재 가격이 8%가량 내려갈 동안 한국에서는 요지부동이었다.

G6 32GB 가격 또한 한국이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은 81만9500원으로, 이 제품을 팔고 있는 5개 국가 중 2위였다. G6를 가장 저렴하게 팔고 있는 네덜란드(48만1793원) 대비 3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한국이 출시된 지 1년 이상 지난 스마트폰의 가격 인하 속도가 타 국가 대비 느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이폰7은 2016년 10월, G6는 지난해 3월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모두 판매를 시작한 지 1년 이상 지난 구형 스마트폰이다.
 

[그래픽=남보라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출시한 갤럭시S8 64GB의 현재 국내 가격은 79만9700원으로 14개 국가 중에 저렴한 편(4위)에 속했다. 이는 지난 4월 출고가를 한 차례 내린 결과다. 당시에도 주요 국가보다 뒤늦게 가격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최신 스마트폰 가격은 대체로 낮은 편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9 64GB의 가격은 95만7000원으로 미국(92만7962원) 다음으로 가격이 낮았다. 애플의 아이폰X 64GB(136만700원)와 아이폰8 64GB(94만6000원)는 14개 국가 중 각각 다섯 번째, 여섯 번째로 가격이 낮았다. LG V30 또한 8개 국가 중 두 번째로 저렴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고가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협의해서 조정하지만, 제조사의 의지가 더 많이 반영된다”며 “국가마다 시장 상황이 다르고, 현지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간 협상  등 출고가를 결정하는 변수가 많아 국내와 해외 단말기 가격 인하 속도 차이의 원인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한 달 주기로 스마트폰 가격을 조사, 공시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번 정보 공개가 가계통신비 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사의 스마트폰 가격 인하 유도뿐만 아니라 해외 국가와 스마트폰 가격 인하 속도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렸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매월 단말기 가격을 비교, 공시할 때 보도 참고자료로 기자들에게 배포하거나 소비자단체와 협업하는 등 정보가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스마트폰 가격 인하 유도를 위한 두 번째 방안인 분리공시제를 올해 상반기 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분리공시제는 소비자가 휴대폰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각각 어느 정도 부담하고 있는지 구분해서 공개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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