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내년 제네시스 출시를 위한 팀을 꾸리고 인도 고급차 시장 진입에 착수했다.
신차 출시 전 시장조사와 상품기획, 생산기술 기획, 마케팅, 정부 교섭 등이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팀이 꾸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시 모델은 GV70, GV8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소형차 외의 모델로 포트폴리오를 늘려 현지 선점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고급 시장 진출이 요구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반면 고급차 시장 점유율은 아직 2%여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에서 21% 점유율로 3위 타타자동차(13.4%)를 따돌리고 2위 기록했지만 주로 판매되는 모델은 크레타 소형 SUV와 i10, i20 소형차에 그친다. 인도에서 2030년 연간 판매 80만대,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둔 만큼 소형차뿐 아니라 고급차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늘려 전체적인 판매 볼륨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는 전기차 생산시설을 현지에 구축하는 업체에 70% 또는 100%였던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기로 하면서 테슬라, BYD 등 세계 전기차 업체들이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가 고급 전기차 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다.
제네시스가 내년 인도에 진출할 경우 유럽 브랜드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GV70과 GV80은 벤츠 GLC·GLE, 아우디 Q5, BMW X5 등과 맞붙을 전망이다. 대부분 가격은 1억원을 웃돌지만 가장 잘 팔린 모델에 올라있다. 이 모델들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네시스 SUV가 30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로 시장을 뚫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고급차와 친환경차 투트랙으로 중장기 미래를 그려나갈 방침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코나EV와 아이오닉5를 선보였으며 올 연말에는 SUV 전기차 현지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6년에는 중형 SUV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32년까지 동안 2000억 루피(약 3조228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를 증설하며 출시 라인업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인도 현지 자동차 생산능력은 현재 약 110만대로 2~3년 뒤에 155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현지에서 마땅한 고급차 생산이 되지 않고 있어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량이 5만대정도 돼야 현지생산을 고려할 것이고 그 전까지는 낮아진 관세를 활용해 수입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