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참패 이후 연이은 국정 쇄신 행보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하루 전인 오는 9일 기자회견을 연다.
대통령실이 자유로운 형식의 회견이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을 포함한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대응에 따라 정국 전환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10시쯤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한 후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해 야당과의 협치와 소통, 국정 쇄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대한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인적 쇄신 의지를 밝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열어 소통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이번 회견 역시 쇄신 행보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번 회견은 주제 제한 없이 이뤄져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법안을 포함해 다양한 질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질문은 자유롭게 받을 것이고, 주제에 제한은 없다"며 "다만 제한된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영역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듣고 싶은 것이 국민의 마음이기 때문에 하나의 소재,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만 1시간 내내 질문이 집중되는 것은 별로 국민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진석 실장은 본회의 가결 직후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내용도 예상 질문 중 하나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후 이행했던 민정수석실 폐지를 번복한 것에 관해서도 설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7일 민정수석실 설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 인선, 농산물 물가 인상, 연구개발(R&D) 지원 등 현안도 회견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