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작았던 中 금리 인하폭…그 배경은?

2023-08-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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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환율 상승 우려로 인해 금이 인하폭 제한

시중은행 예대 마진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 차 확대 우려도 작용

앞으로 예금 금리 인하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당초 예상보다 작았던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1일 1년물을 대출우대금리(LPR) 종전 3.55%에서 3.45%로 0.10%포인트 인하했고, 반면 5년물은 종전과 같은 4.20%로 유지했다. 이에 인민은행은 6월에 이어 2달 만에 LPR을 인하하게 됐다. 
인민은행은 매달 20일께 18개 시중 은행이 보고한 LPR 값의 평균을 고시하는데, 중국 내 전 금융기관은 이를 대출업무 기준으로 삼는다. 1년물 LPR는 신용대출·기업대출 등의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며, 5년물 LPR는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하지만 LPR과 1, 5년물 모두 0.15%포인트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 전망에 비해 금리 인하 폭이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은 지난주에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1년물 금리를 2.5%로 0.1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LPR에 완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LPR은 MLF 금리에 일정 가산 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대부분 MLF 금리 변동이 LPR 금리로 직결된다. 

우선적으로는 중국 외환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우려했기 때문에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리를 더욱 인하할 경우, 미국과 금리 차가 확대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악영향에 우려했다는 진단이다. 미쓰이 스미토모 DS자산운용의 기치가와 마사유키 수석 거시 전략가는 "아마도 중국은 위안화에 대한 하향 압력을 우려해서 금리 인하 폭과 규모를 제한했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은 통화 안정성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역외 위안화 환율은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선 상태이다. 역내 환율 역시 달러당 7.2위안선까지 올라서며 지난달 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며 중국 통화당국도 긴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주에는 중국 국유은행들이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달러 매도 및 위안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금리 차
시중은행들의 예금·대출 마진(예대 마진) 압박도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낮았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은행들의 수익 원천인 대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경우,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2분기 말 중국 시중은행들의 예대 마진은 1.74%로 작년 말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다. 

현지 증권사인 궈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중국 시중은행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대 마진이 최소한 1.68%는 되어야 하고, 안전지대에 있으려면 1.8% 전후 수준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미 은행들이 예대 마진 축소로 인해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아시아 외환 수석 전략가는 "5년물 LPR을 동결한 것은 중국 은행들이 금리차 중간이윤을 포기하며 금리 인하를 꺼린다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에 대한 인민은행의 정책 지침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중국 당국은 완화적 통화 정책을 통해 부동산 및 경제를 진작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간 금리차이다.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중 평균 금리는 4.11%로 전년 동월 대비 0.51%포인트 낮은 동시에 사상 최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당수가 5%를 넘는 수준이다.

현지 은행 광다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5년물 LPR을 동결한 것이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 간 금리차의 추가 확대를 방지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은 이미 금리 낮아
또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일부 지역의 경우, 대출 금리가 이미 LPR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 또한 5년물 LPR 동결에 영향을 줬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9월에 주택 계약금 정책 동적 조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지역에 대해서는 지방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첫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한을 인하 및 면제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광다은행은 "LPR이 조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첫 주택 구매 주택담보대출 금리 동적 조정 메커니즘의 영향 아래서 각 지역은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적지 않은 지역들이 발표한 새로운 첫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5년물 LPR보다 상당히 낮다"고 전했다.
 
예금 금리도 인하할 것
한편 인민은행은 앞으로 예금 금리 역시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을 시사했다. 실제로 중국은 작년 8월 22일에 LPR을 인하한 지 1달도 채 안 된 9월 15일에 예금 금리를 인하했고, 올해 6월에도 LPR 인하 후 얼마 되지 않아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발표한 2분기 통화정책집행보고서에서 "상업은행은 건강한 경영을 유지하고 금융 리스크를 예방하며 합리적인 이익과 금리 차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해야 상업은행이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지속 가능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지난주 18일에는 인민은행, 금융관리감독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주요 감독기관들이 화상 회의를 갖고 실물 경제 지원 및 위기 극복에 대한 논의 후 시중 은행들에 대출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인민은행은 이전에도 "상업은행들의 합리적 이익"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특히 이번에는 "합리적인 금리 차 수준 유지"라는 언급에 이례적이라고 매체들은 짚었다.

현지 증권사 광다증권의 왕이펑 금융업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예대 차 수준이 이미 장기 금융 안정 마지노선에 가까워졌다"며 "주요 은행들은 조만간 재차 예금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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