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점은 특별희망퇴직 대상을 당초 통신·네트워크 현장직 한정에서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정년 6개월 이상 남은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 1노조인 KT노조는 회사의 인력 재배치 계획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적으로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 업무를 맡는 자회사 KT OSP와 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유지보수하는 역할의 자회사 KT P&M(이상 가칭)으로 수천명의 본사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은 같다. 다만 전출자에 대한 일시금 등을 인상하고, 전반적인 복지 혜택을 KT와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받는 것 등이 골자다.
KTis와 KTcs로 전출되는 고객관리 담당 170명의 인원에 대해서는 전직지원금을 40%에서 50%로 늘렸다. 단 이들은 KT 본사와 유사한 조건이 아닌 해당 그룹사의 복지제도를 적용받게 된다.
특별희망퇴직의 경우 대상자를 확대했다. 당초 이번 인력 조정 계획의 적용을 받는 통신·네트워크 현장 분야 직원들(실 근속 10년 이상이면서 정년 1년 이상 남은 직원)만이 대상이었지만, 합의안에서는 그 외의 모든 분야 직원들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실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정년 6개월 이상 남은 직원이 대상이다. 전반적인 퇴직금 지급 액수도 늘리기로 했으며 최대 6000만원 정도의 추가 혜택도 주어진다. 다만 희망퇴직 인원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수정안에 따르면 KT 신설 자회사 전출 인원에 대한 일시금은 최대 3억3000만원 수준이며, KTis와 KTcs 전출 인원은 최대 4억3000만원이다. 특별희망퇴직금의 경우 최대 4억3000만원의 일시금이 지급되며 법정퇴직금은 이와 별도로 주어진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15일 두 개의 자회사를 신설하고 약 3700여명의 본사 직원을 전환배치하는 안에 의결했다. 이와 함께 특별희망퇴직도 실시하며, 이를 합치면 인력 조정 규모는 총 5700여명에 달하게 된다.
KT노조는 당초 이에 반발해 지난 14일부터 철야농성에 들어간 뒤 16일에는 KT 광화문사옥 앞에서 약 10년 만에 대규모 집회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밤샘 논의 끝에 다음날 사측과 합의에 이르게 됐다.
다만 소수 노조인 새노조는 이번 합의에 반발했다. 새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국회에서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구조조정 계획이 결국 노사합의라는 명분으로 통과됐다"며 "김영섭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는 앞으로 아현국사 사태가 반복될 우려가 큰 결정을 내린 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새노조는 "KT새노조를 비롯한 구조조정 당사자 직원들과 노동, 시민사회는 KT의 이번 구조조정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KT전국민주동지회 역시 "밤사이 구조조정 기조에 전혀 변함이 없는 합의안에 사인을 한 것"이라며 "CM(선로), 전원, 마이크로웨이브, C&R, 법인CRM의 경우 자회사로의 전출 및 임금 30~50% 삭감이라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