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올해 게임·블록체인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난해 8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적자를 기록한 데다가, 닥사(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의 결정으로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위믹스가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되는 등 악재의 연속이었던 위메이드는 빠르면 올해 1분기부터 다시 흑자전환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5일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2년은 글로벌 금융 시장과 크립토 시장 환경이 '겨울'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좋지 않았고 위메이드도 크고 작은 다양한 시련을 겪은 한 해였다"라며 "하지만 위메이드는 그 시련을 이겨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고 올해 이룰 사업적 성취와 회사의 성장이 이를 확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공식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해 위믹스 상장폐지 이후 처음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45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이 806억원에 달했다. 사업 확장에 따라 인건비, 지급수수료 등 전반적인 영업비용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었다. 다만 장현국 대표는 이를 블록체인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로 정의하고, 과하지 않게 적절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올해 시작은 좋다. 지난 1월 31일 글로벌 170여개국에 정식 출시된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는 출시 6일만에 글로벌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고 이날 현재 12만명을 넘어섰다. 게임 운영 서버 수도 출시일 기준 14개에서 현재 32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미르4' 글로벌이 출시된 지 한달 후인 지난 2021년 9월 매출보다 '미르M' 글로벌의 올해 2월 매출이 더 좋은데, 동시접속자 수 대비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10배 가까운 성과다.
미르M의 이러한 성과를 중심으로 장현국 대표는 빠르면 이번달이나 다음달쯤 위메이드의 월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을 할 것이라고 봤다. 올해 1분기에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오는 3월에는 신작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 크로우'의 사전예약을 개시하고, 4월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16일 출시되는 '어비스 레전드', 위메이드플레이의 '애니팡' 기반 게임들을 비롯해 위믹스 플레이에 다양한 신작 게임도 지속적으로 온보딩(연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위메이드가 또 한 가지 기대를 걸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위메이드는 그간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 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판호(게임 허가권) 발급이 다소 늘어나면서 위메이드도 현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현재 '미르4'와 '미르M'의 판호 발급 절차를 밟는 중이다.
장현국 대표는 "조만간 싱가포르 중재 판결이 확정될 것이고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지식재산권(IP)이 중요한 중국 시장의 특징을 감안할 때 확고한 '미르' IP 기반의 게임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록체인 사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이코노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위믹스'를 중심으로 '위믹스 플레이'가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한다. 미르4와 미르M을 잇는 게임을 선보여, 블록체인을 토대로 한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체불가능토큰(NFT)·탈중앙화자율조직(DAO) 플랫폼 '나일'은 앞으로 팬클럽, 스포츠, 와인, 웹툰, 기부, 공적기금 등으로 용도를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크고 작은 경제가 있는 모든 커뮤니티가 DAO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장 대표는 내다봤다.
블록체인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도 나선다. 최근 아랍에미리트에 '위믹스 메나'를 설립하고 글로벌 거래소 비트마트에 위믹스를 상장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이날 브라질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메르카도 비트코인'에 위믹스가 추가 상장됐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