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GC녹십자 등 전통 제약사들은 높은 비용 부담으로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8.4% 감소한 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증가했다. 제약사들 사이에서 매출 1위 자리는 사수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이는 매출이 사실상 정체된 상황 속에서 비용부담이 크게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광고선전 비용은 457억원,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4%, 26.3% 늘었다.
GC녹십자는 올해 1분기 매출액 3568억원, 영업손실 150억원, 순손실 30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자회사 GC바이오파마의 판관비가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 판매가 오는 7월부터 개시되면서 GC바이오파마의 비용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35억원(1.9%↓), 268억원(11.0%↓)으로 지난해 매출의 약 15.2%를 차지한 케이캡과 지누비아의 판매 감소가 원인으로 보인다. HK이노엔과 진행한 케이캡 공동판매는 지난 1월 종료됐고 지누비아는 특허가 만료돼 약가 인하와 복제약(제네릭) 출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유일하게 호실적을 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037억원, 영업이익 7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8%, 27.9% 오른 수치다.
전문의약품인 로수젯, 롤베돈DS와 같은 고마진 품목의 매출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로수젠은 리피토를 제치고 원외처방 분야에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북경한미약품도 이 같은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이 다시 유행하면서 북경한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상승한 1277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4일 매출 9469억원(31%↑), 영업이익 2213억원(15%↑)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와 수주계약을 연달아 체결한 점이 주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UCB와 3819억원, MSD와 927억원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에만 6292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인천 송도 4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면 올해 연 매출 4조원도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감 높다.
SK바이오팜은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미국 유통재고를 줄인 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12월 기준 엑스코프리의 처방수(TPx)는 경쟁사 신약들과 비교할 때 2.2배에 달한다.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035억원(70.2%↑),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역시 1분기 매출은 7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가량 증가할 것이란 게 증권가 예상치다. 특히 2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짐펜트라’ 매출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