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국판 일대일로'로 中 견제

2019-11-0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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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루 닷 네트워크’ 계획 발표…日·호주 주축

미국이 최근 중국이 추진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 건설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맞서기 위해 '미국판 일대일로'를 들고나왔다. 

5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기간 방콕에서 인도·태평양 비즈니스 포럼을 주최해 '블루 닷 네트워크(Blue Dot Network)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행사에 참석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맞서 미국은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와 교역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군사적, 지정학적인 지위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블루 닷 네트워크'는 우리와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 호주 외교통상부(DFAT)가 함께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라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명칭은 유명한 우주사진인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에서 나온 것이다. '보이저 1호'가 1990년 2월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61억㎞ 밖에서 하나의 점 같은 지구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촬영했다. 이후 미국의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이 사진을 보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중국 측은 미국의 블루 닷 네트워크 프로젝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일대일로 구상은 그 어떤 국가의 프로젝트와도 경쟁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블루 닷 네트워크'가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분열을 조장한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세계에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며 '제로섬 게임(한 쪽이 이득이면 다른 쪽은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 사고방식을 버리고 상생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금까지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125개 국가와 29개 국제기구들이 중국과 일대일로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최근 동맹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로 처음이자 주요 7개국(G7) 최초로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이후 룩셈부르크도 일대일로 MOU에 서명했다.

과거 중국이 경제와 무역을 타깃으로 한 구상이라고 재차 밝혀도, 유럽 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지정학적, 군사적인 확장을 꾀하려고 한다고 여겨왔다. 이탈리아가 중국의 확장 정책에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계속해서 반대해왔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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