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정보기술(IT) 업계 불황이 지속 중인 가운데, 관련 업체들이 그간 성과가 미미했던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그룹의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담당하는 티맥스A&C가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10월 급여는 물론 성과급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달째 급여 지급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티맥스A&C는 이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전 직원 120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는 중이다. 또 법인카드 한도를 절반 수준으로 절감하고, 복지포인트, 사우회 경조금, 건강·피트니스 시설 지원금도 중단키로 했다. 기존 유연근무제에서 집중 근무제(9~6시)로 변경하는 등 근무제도도 전면 수정했다.
이는 고비용 구조와 지속적인 적자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티맥스A&C는 전년보다 12.1% 감소한 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535억원으로 적자폭이 22.4% 커졌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도 권고사직을 두고 노사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 등과 연관되지 않은 비핵심 사업에 대한 통폐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도 스크린 골프 장비, 골프장 예약 플랫폼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주력 사업을 점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카카오VX는 연내 사업 철수가 예고된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불응 시 자택 대기 발령과 급여의 70%만 지급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100명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카카오 노조는 사모펀드 '뮤렉스 파트너스'가 카카오VX를 인수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회사의 독단적인 구조조정과 사업 철수를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권고사직, 분사 등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본사 인력을 4000명대 중반(지난해 12월 기준 5023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일 엔씨QA와 엔씨IDS 등 2개의 분사 법인을 출범시켰다. 분사 대상 인원은 약 360명이고 자연감소를 포함한 감원 인원은 500명 정도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측은 "권고사직으로 인한 인력 감축보다 이달 초 2개 법인 분사를 통한 본사 인력 감축 효과가 컸다"면서 "회사는 올해 국내외 프로젝트 개발사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인수합병(M&A)도 추진하는 등 전반적인 경영 성과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