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

2023-11-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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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적자 고려하면 공모가 1만원 비싸게 책정"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코스닥 상장 기업 파두가 공모가 뻥튀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달 상장을 앞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기업가치 산정과정에서 시가총액과 공모가가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3분기 6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만6200원으로 결정된 현재 공모가가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요 회계법인의 회계사 A씨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추정해 공모가를 산정했는데 3분기 대량의 적자를 기록해 상황이 급변했다"며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할 경우 최대 1만원 가까이 비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각전영업이익대비기업가치배수(EV/EBITDA)'를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당시 상반기 영업이익인 155억원을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31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계산된 적정 시가 총액은 3조4394억원, 주당 평가가액은 4만9913원으로 책정됐다. 실제 공모가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으로 밴드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3분기 68억7799만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2분기까지 155억원이던 누적 영업이익은 3분기 86억원으로 주저앉았다. 4분기 실적 역시 녹록지 않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였던 31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EV/EBITDA 산정식을 이용해 3분기 실적을 포함해 공모가를 산정해 본 결과 적정 시가 총액은 1조8865억원으로 현 예상 시가 총액과 무려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차이가 난다. 주당 평가가액은 2만7378원으로 실제 공모가는 2만원대 초반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즉, 공모가 역시 주당 1만원 가까이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이 종료된 지 불과 1주일 만에 대규모 적자 성적표를 꺼내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회사가 적자 상황을 알면서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EV/EBITDA 방식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전반의 수요 감소 및 원가 상승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수는 있지만 수요예측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로 300억원대를 제시한 직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100억원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밝힌 점은 다분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진화하기에 나섰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지난 14일 임직원 및 주주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냈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분기 영업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성장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인 시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수요예측 부진도 문제지만 회사의 공모 규모가 줄어든 만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시한 미래 가이던스도 축소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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