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예금고객 이탈 막아라" 사투…일부 지점은 정부 발표에도 '불신 여전'

2023-07-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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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예금 통장을 개설한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예금 통장을 개설한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최근 위기설이 불거진 새마을금고가 예금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금고 이사장들이 고객 앞에 서서 직접 설득을 하는 건 기본이고, 급기야 예금보장을 약속하는 내용의 각서를 쓰는 곳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예금보장’을 장담한 이후 불안 심리는 일단락됐지만, 아직도 일부 지점은 고객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재 교남동새마을금고의 이질남 이사장은 6일 현장 점검을 위해 경희궁지점을 찾아온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과의 차담회에서 “우리 금고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연체율을 5%대까지 낮췄지만, 언론 등에서 새마을금고가 곧 쓰러질 것처럼 보도돼 1년짜리 정기예금을 (만기까지) 얼마 남기지 않고 해지하려는 회원이 많았다”며 “이로 인해 전날까지 예금 해지를 원하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이들 앞에 직접 나서서 원금 및 이자 보장을 일일이 약속했다. 그럼에도 믿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각서까지 써주며 예금 해지를 만류했다.
 
이러한 현상이 잦아든 건 정부 관계기관이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후 ‘예금보장’에 대한 확신을 준 이후부터다. 실제로 발표 직후 찾은 서울 종로구 새마을금고 사직점에는 대기줄이 1명도 없었다. 서울 은평구 소재 새마을금고 역시 오전에는 예금해지를 원하는 대기 인원들로 북적였지만, 오후에는 다소 사그라들었다.
 
그럼에도 일부 지점은 아직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양상이다. 특히 통폐합이 예정된 지점과 고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지방 소재 새마을금고의 경우, 불신의 불씨가 여전했다.
 
남양주 동부 새마을금고가 대표적이다. 이 지점은 올 초 발생한 600억원대의 부실 대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인근 금고인 화도새마을금고로의 합병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금고는 합병 이후에도 고객 피해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고객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방 소재의 양호한 건전성을 가진 새마을금고에도 고객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해당 금고는 50대 이상 고령층이 주로 이용한다. 대구 소재 한 새마을금고 지점 관계자는 “고령층 고객들의 경우, 정부 발표 이후에도 쉽게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정부 보증에도 은행이 도산하는 걸 봤던 사례를 들먹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역 금고들은 일단 고객 안심을 유도할 문자 안내를 통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산과 당기순이익, 연체율 등의 객관적인 지표도 함께 보내고 있다.
 
정부 역시 위기설이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촉발해 진짜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새마을금고 예금도 법령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는 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예·적금이 5000만원을 초과해도 합병한 금고에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할 수 있단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창섭 차관은 이날 교남동새마을금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본인 명의의 새마을금고 예금에 직접 가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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