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4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월 말 제26대 회장직 임기를 마치는 김 회장은 27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24대 회장을 지낸 데 이어 또다시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16년간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 자리를 지키게 된다. 경제단체장 4선 회장은 사상 처음이다.
25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다음 달 28일 제61회 정기총회에서 27대 회장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다음 달 6~7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 후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 관리하지 않고 중기중앙회가 선거 과정을 관리·감독한다.
이처럼 중기중앙회장이 가진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그동안 회장 선거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선거를 약 6개월 앞두고 후보들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며 물밑에서 득표 활동을 벌이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출마를 시사한 후보가 없을뿐더러 하마평에 오르는 예비후보들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 단독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3선 경력인 김 회장과 대적하려는 후보자가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후보 단독 출마 시에는 선거인단 과반수를 득표하면 당선된다. 선거인단은 중앙회 정회원인 중소기업협동조합 대표자 또는 직무대행자 등 500여 명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예년 같으면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금쯤 사전 선거운동이 치열해야 하는데 올해는 유독 잠잠하다”며 “연임 가능성이 높은 김 회장에 맞설 경쟁자가 없어 선거가 조용히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일부 조합에선 김 회장 지지층 확보를 위한 사전작업이 감지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납품단가조정협의권 확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최소화’ 등 김 회장의 성과가 나열된 지지 성명서가 조합장들 사이에 연판장처럼 돌았다. 김 회장과 중기중앙회 측은 이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도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김 회장은 출마 촉구 목소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납품대금연동제 입법화 등 중소기업들이 바라는 바가 정책에 많이 반영돼서 그런 것 같다”며 “출마하면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언론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번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중기중앙회 사상 첫 4선 회장이 된다. 중기중앙회장직은 1회 연임 가능하며 중임 제한은 없다. 김 회장은 2007년 처음 회장직을 맡은 뒤 2011년 연임해 2015년까지 8년간 중앙회를 이끈 바 있다. 이어 2019년 재출마해 현재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