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회장 이어 CEO도 나섰지만...‘성과급 불만’ SK하이닉스 임직원 동요 여전

2021-02-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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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소통 부족 송구..올해 기대부응 성과급 지급 노력"

삼성전자 DS부문 10개 사업부 채용공고...수백명 뽑을듯

최태원 SK 회장이 '작년 연봉 모두 반납'을 공언했지만,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은 되레 증폭되는 분위기다. 이번에는 최고경영자(CEO)인 이석희 사장까지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지만 불만은 여전해 보인다.

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날 구성원들의 요청에 답변하는 형식의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난주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공지 이후 여러분께서 느끼신 불만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올해는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PS 규모를 연봉의 20%(기본급의 400%)로 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초에는 PS를 지급하지 않고, 대신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을 줬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조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작년 실적이 전년보다 좋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맡은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 비해 절반 수준의 성과급 책정에 더해 산정 방식도 불투명하다는 내부 불만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1일 최 회장이 참석한 M16 준공식에 앞서 피켓 시위에 나서기까지 했다. 이를 지켜본 최 회장이 준공식 인사말 도중 작년 한해 연봉을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하면서 PS 논란은 외부로 더 확산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 사장은 "충분히 미리 소통하지 못했던 점, PS가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대표 구성원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해 PS는 더 큰 미래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중장기 인프라 투자가 고려돼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사간 오해를 풀고 신뢰를 다시 쌓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향후 성과급 내용을 미리 공지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전날 DS부문 상반기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 SK하이닉스 내부 동요는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PS 불만을 계기로 삼성 경력사원 지원에 나서겠다는 직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로에 지원했다는 인증 사진 등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이 채용에 나선 분야는 사업부별로 DS부문 산하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 3곳을 비롯해 반도체연구소, TSP총괄, 인프라총괄, DIT, 생산기술연구소, 삼성종합기술원 등 10개 사업부에 이른다. 특히 메모리사업부에서는 Δ데이터센터 Δ모바일 Δ차량용 차세대 D램 설계 및 개발 직군을 뽑는다.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V낸드플래시와 그 뒤를 이을 'Z낸드' 기술 인력도 채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삼성전자는 이번 경력채용의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진 않고 있다. 하지만 DS부문 산하 10개의 모든 사업부에서 동시에 채용 공고를 낸 만큼, 수백명을 뽑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 반도체 핵심 인력이 대거 삼성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에 이어 CEO까지 나서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PS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며 "사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PS 논란에 나서지 않으면 삼성전자로의 인력 유출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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