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의 기술 표준화 경쟁이 뜨겁다.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의 경우 해외 기업과 협력해 국제 표준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IT 기업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와 함께 한국 5G MEC 기술을 해외로 수출한다.
이들은 동남아 이통사들에 MEC 패키지를 우선 공급한다.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통신사와 공급 계약 관련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추후 SK텔레콤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북미·유럽 소재 다양한 통신사에 수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5G MEC는 무선 데이터 전송 지름길을 만들어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및 차량관제, 인공지능(AI)·데이터(Data) 컴퓨팅, 5G 로봇 등 초저지연 서비스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MEC 솔루션을 증강·가상현실(AR·VR)에 접목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협력해 MEC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이번 5G MEC 기술 수출로 글로벌 표준의 핵심인 '범용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국가의 통신사에서 MEC 기술 협력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SK텔레콤 MEC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표준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텔레콤 측은 "서로 다른 MEC 기술을 연동하는 'MEC 연동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주요 통신사들과 시범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며 "글로벌 통신사와 협업해 5G MEC 서비스를 발굴하고, 서비스 생태계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KT는 '5G 퓨처 포럼(Future Forum)' 멤버들과 5G MEC의 공동 기술 규격과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이는 5G 퓨처 포럼 결성 6개월 만의 첫 기술적 성과물이다.
이번에 내놓은 공동 기술 규격의 핵심 내용은 네트워크 종단(에지)에 위치한 클라우드와 통신사 사이에 사용되는 통신용 언어나 메시지 형식(API)에 대한 정의다.
5G MEC 가이드라인은 장비(서버)가 구축되기 위한 장비 틀(렉)의 크기, 전력, 보안 원칙 등 5G MEC를 위한 물리적 환경의 공통 기준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5G MEC를 이용하려는 사업자와 제공하는 통신사가 달라도 5G MEC를 위한 환경을 빠르고 쉽게 구축할 수 있다.
해당 규격과 가이드라인은 법률 검토가 완료되는 오는 8월 중 전 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5G 퓨처 포럼의 신규 멤버 기준도 곧 공개된다.
5G 퓨처 포럼은 5G MEC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한국 KT, 미국 버라이즌(Verizon), 영국 보다폰(Vodafone), 호주 텔스트라(Telstra), 캐나다 로저스(Rogers), 멕시코 아메리카 모빌(America Movil) 등 각국의 대표 5G 리더들이 모여 지난 1월 결성한 네트워크 기술 컨소시엄이다.
KT 측은 "5G MEC 기술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단말 수요를 증가시키고, 일반 사용자가 체감하는 네트워크 지연 시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5G 융복합 사업을 네트워크에서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