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임금 직무 정보 시스템을 통해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을 18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국내 기업 노동자가 동종 업계에서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의 임금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비교할 수 있게 했다. 고용부는 규모별, 학력별 등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업의 임금 분포 현황을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500명 이상 대기업에 다니는 1년 미만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974만6000원이었다. 같은 조건으로 3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852만원으로 대기업 근로자보다 1122만6000원 낮았다.
제조업에서 경영 관련 사무직 일을 하는 1년 미만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391만3000원, 고졸 이하는 2867만1000원으로 524만2000원 차이가 났다. 또 같은 조건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대졸 이상 근로자는 7231만2000원, 고졸 이하는 5746만6000원으로 1500만원 가량 격차가 생겼다.
이처럼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은 기업 업종과 규모, 근로자 직업, 경력, 성(性), 학력 등 6개 변수의 교차 분석에 따른 임금(연봉 기준) 정보를 담았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경영 관련 사무원'의 경우 학력이 대졸 이상이고 경력이 5∼10년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5485만4000원이다. 같은 조건의 근로자 임금을 수준에 따라 일렬로 나열했을 때 중간 임금은 4845만7000원, 하위 25%와 상위 25% 임금은 각각 3724만8000원, 6419만8000원이다.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에 표시되는 임금은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초과 급여를 제외한 정액 급여와 특별 급여를 합산한 금액이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원하는 정보를 일일이 검색해 비교해야 하는 현행 방식과 달리 상세한 전체 통계를 제공해 임금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임금 분포 현황 공개가 산업 현장의 자율적인 임금 격차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도 기업 규모별, 학력별 임금 차이를 비교 가능해 임금 차이를 줄이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계택 소장은 "다양한 임금 정보 인프라의 축적은 장기적으로는 외국과 같이 노동시장 내 자율적인 임금 격차 완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영계는 임금 정보 공개로 산업 현장의 노사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용부는 매년 하반기에 최신 자료를 반영해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