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입사한 같은 대졸인데 연봉 1000만원 차이...기업별·학력별 임금 격차 컸다

2020-02-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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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년 넘은 대졸 이상 근로자 9540만1000원, 중소기업 6115만5000원, 격차 3000만원 이상

기업 업종·규모별 임금 분포 첫 공개…"임금격차 완화 기대"

같은 업종의 1년 미만 대졸 이상 근로자라도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평균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 중 대학 졸업이냐 고등학교 졸업이냐에 따라 평균 연봉은 1500만원 가량 격차가 났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직무 정보 시스템을 통해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을 18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국내 기업 노동자가 동종 업계에서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의 임금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비교할 수 있게 했다. 고용부는 규모별, 학력별 등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업의 임금 분포 현황을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500명 이상 대기업에 다니는 1년 미만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974만6000원이었다. 같은 조건으로 3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852만원으로 대기업 근로자보다 1122만6000원 낮았다.

또 10년 이상 근무한 대기업 대졸 이상 근로자 평균 연봉은 9540만1000원, 중소기업 근로자는 6115만5000원으로 격차는 3000만원 이상 벌어졌다. 학력이 동일하더라도 근무 경력이 길어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 격차는 벌어지는 구조였다.
 

사업체 규모, 경력,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현황[자료=고용노동부]

같은 조건일 경우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도 컸다.

제조업에서 경영 관련 사무직 일을 하는 1년 미만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391만3000원, 고졸 이하는 2867만1000원으로 524만2000원 차이가 났다. 또 같은 조건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대졸 이상 근로자는 7231만2000원, 고졸 이하는 5746만6000원으로 1500만원 가량 격차가 생겼다.

이처럼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은 기업 업종과 규모, 근로자 직업, 경력, 성(性), 학력 등 6개 변수의 교차 분석에 따른 임금(연봉 기준) 정보를 담았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경영 관련 사무원'의 경우 학력이 대졸 이상이고 경력이 5∼10년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5485만4000원이다. 같은 조건의 근로자 임금을 수준에 따라 일렬로 나열했을 때 중간 임금은 4845만7000원, 하위 25%와 상위 25% 임금은 각각 3724만8000원, 6419만8000원이다.
 

제조업 내 ‘경영 관련 사무원’의 경력·학력별 임금수준 [자료=고용노동부]
 

고용부에 따르면 2016∼2018년 3년 간에 걸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의 임금 구조 부문 자료를 토대로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을 도출했다. 1인 이상 사업체 약 3만3000개 표본의 매년 6월 기준 임금, 노동시간, 고용 형태 등을 조사했다.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에 표시되는 임금은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초과 급여를 제외한 정액 급여와 특별 급여를 합산한 금액이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원하는 정보를 일일이 검색해 비교해야 하는 현행 방식과 달리 상세한 전체 통계를 제공해 임금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임금 분포 현황 공개가 산업 현장의 자율적인 임금 격차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도 기업 규모별, 학력별 임금 차이를 비교 가능해 임금 차이를 줄이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계택 소장은 "다양한 임금 정보 인프라의 축적은 장기적으로는 외국과 같이 노동시장 내 자율적인 임금 격차 완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영계는 임금 정보 공개로 산업 현장의 노사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용부는 매년 하반기에 최신 자료를 반영해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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