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모어하우스 칼리지의 졸업식. 억만장자인 로버트 F 스미스의 발언에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스미스는 이날 졸업생 수백명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발표했다.
혜택을 받은 졸업생은 396명이며, 융자액은 모두 4000만달러(약 477억원)에 달한다.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로버트 덕에 수백명의 학생들은 인생의 큰 짐을 덜었다. 그러나 억만장자의 이번 선행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미국의 학자금 문제를 다시 조명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NBC 뉴스 등 현지 언론은 20일 전했다.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무려 1조 5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나 많다. 2022년에는 학자금 대출이 2조 달러까지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에서 현재 학자금 대출을 낸 사람은 모두 43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은 평균 부채는 3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1990년대초의 1만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인 '전국학생법률보호네트워크(National Student Legal Defense Network)'의 댄 지벨 부회장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백만명의 학생들은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학자금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사회 초년기 시기에 대출을 내며 수만달러로 돈이 불어나면서 커다란 문제가 되고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책연구소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학자금 대출자 중 40%는 2023년까지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 경제전체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진보적인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대학 학자금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는 스미스의 학자금 지원에 대해서 칭찬하면서도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타인의 자비로움에 기대는 문제로 다뤄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코르테스는 트윗에 "대학은 지불 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