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의 1조6000억원 규모 지원책을 밝혔다. 이는 금호아시아나 측이 요구했던 5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이 지원금은 산은이 70%, 수출입은행이 30%를 담당할 예정이다.
우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사들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지원한다. 또 마이너스 통장 개념인 한도대출(크레딧 라인)로 8000억원, 보증한도(Stand-by L/C)로 3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우선 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정받는 만큼, 새로운 리스회계기준 하에서 10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한도대출 설정은 원활한 인수·합병(M&A)을 위한 추가지원 성격이 강하다.
이어 "큰 규모의 지원에 나선 것은 경영불안을 해소해 M&A에 도움을 주고자하는 판단이 반영됐다"며 "대우조선도 한도대출을 주고 있지만 하나도 쓰고 있지 않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실제 지원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경영안정과 안전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경영불안으로 항공기에 대한 안전소홀이 이뤄질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1일 국토해양부는 항공안전 우려가 확대되자 9개 국적사가 보유한 항공기 400대를 일제 점검하고, 조종사의 기량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항공안전강화방안' 시행을 알린 바 있다. 또 국토부는 인력‧예비품 등 안전요건 미확보 시 항공기 도입을 제한하고, 전 항공종사자 음주측정 시행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 6개월 이상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우려가 해소되면서 M&A 진행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며 "인수 유력 후보자들의 물밑 행보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