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한 가운데 한은은 경제성장률과 물상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2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서울 한은 본관 기자실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2.7% 대비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또한 1.4%로 기존 대비 0.3%포인트 낮췄다.
한은이 발표한 통방문을 보면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해 10월 전망경로를 소폭 하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작년 11월 통방문에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 10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고 있다’는 것과 온도차가 크다.
또 이번 통방문에서는 수출에 대한 언급이 삭제됐다. 지난해 11월 통방문에는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1월 통방문에는 관련내용이 사라졌다.
이는 관세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1월 1~20일 수출입현황’에서 수출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발표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77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6%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도 17억7000만달러로 8.7% 감소했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8.8%(17억3000만달러) 줄었다.
부진한 고용상황도 언급됐다. 작년 11월 통방문에는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언급돼 있으나 이번 통방문에는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상당폭 축소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썼다. 완화에서 부진으로 시각이 180도 바뀌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63만8000명이다. 전년 같은 달 대비 3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12월(-3만4000명) 이후 가장 적다.
통화정책을 결정짓는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도 작년 11월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분간 1%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높아져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낮춘 배경이다,
이처럼 국내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이미 노무라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