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19’는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이었다. 그중에서도 5세대 이동통신(5G)은 모든 신기술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임을 증명했다. 인공지능(AI)은 IT뿐만 아니라 전자와 자동차업계 등 전산업 분야에 필요한 기술로 자리를 잡았다.
5G는 통신속도가 4G 대비 최대 20배 이상 빠르고 지연속도가 거의 없다.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기기의 수는 100만대에 달할 정도로 처리 용량이 크다. 이번 CES에선 미국의 1,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의 수장이 기조연설에 나서 5G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뉴욕타임스가 버라이즌과 5G 저널리즘 연구소를 열기로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CEO는 버라이즌의 기조연설에 등장해 “버라이즌과 제휴를 맺고 5G 저널리즘 연구소를 열기로 했다”며 “5G 저널리즘은 뉴스거리를 현장에서 바로 보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G는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을 다음 단계로 가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5G가 사진, 영상, VR, AR(증강현실) 등을 독자에게 더 빨리 전달해 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라이즌은 디즈니 스튜디오랩과 공동으로 5G 콘텐츠를 제작·배포하고, 무인 항공기 제조업체 스카이워드 등과 제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AT&T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러시 대학 메디컬센터와 5G 기반의 미래형 병원을 구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이동통신사 대표들 또한 5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용화 이후에 얹을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등 IT 분야에서 (선진국에 비해) 뒤진 부분이 많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인프라적 측면에서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4G는 PC가 폰으로 들어왔다면 5G는 TV가 폰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한국의 K팝 등 콘텐츠에 자본이 녹아 들어가면 콘텐츠 대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현지에서 싱클레어와 하만, 자율주행차 업계 등과 다수의 사업협력 소식을 알렸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화두는 역시 5G”라며 “미국과 중국 플랫폼 업체들이 준비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 5G가 메가트렌드, 그리고 산업의 큰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정적인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B2B, B2C 등 다이나믹한 서비스를 빨리 준비해야 하는 등 통신사업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CES서 구글과 합작 펀드를 조성, VR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배포하는 데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AI는 TV 등 가전제품과 자동차, IT 기술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됐다. AI가 일상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는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뽑은 CES 2019 5대 트렌드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니 로메티 IBM CEO는 기조연설에서 "AI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천연자원"이라며 "AI는 스마트시티의 건강 관리, 로봇 운송 등에 이르는 혁신적인 혁명을 어떻게 실현할지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AI 생태계의 강자인 아마존과 구글은 이번에도 파트너십을 확장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아마존은 AI 비서 알렉사가 탑재한 기기가 150종이며, 1억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달까지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될 기기가 10억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사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가정과 자동차 등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테마로 부스를 꾸며 주목을 받았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은 “이번 CES는 드론보다 인공지능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1세대를 넘어 이미 2세대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