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그간 숙원사업 중 하나인 증권업 진출에 힘을 쏟은 가운데,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확정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기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발행어음, 여·수신 업무, 유가증권 운용에 더해 IB(기업금융) 업무, 주식중개 등으로 영역 확대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금융권은 이번 포스증권 인수를 계기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사실상 비은행 분야의 마지막 퍼즐로 보험사 인수가 역점 과제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합병으로 주식중개 등 리테일 업무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올초 운영을 시작한 증권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 앱을 구축하고, 은행 슈퍼앱과의 연계를 통해 리테일 영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사명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최우선 순위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구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바 있는데, 기존 10여년 전 인지도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추가 증권사 인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부사장은 "증권 사업을 영위하다 전략적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추가 증권사 인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부사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 측면에서의 보험사 인수 속도전도 다짐했다. 다만 보험사 인수에 과도한 가격 지불은 하지 않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의향을 밝힌 바 있다"며 "추후 실사 기회가 주어진다면 롯데손보의 비재무적 가치를 분석하고 적정가치 역시 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높은 수준의 오버페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 안팎의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매각가로 2조~3조원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재무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쓸 수 있는 최대 금액을 1조8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하는 질문에 "1조8000억원 수준의 여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