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하고 총을 소는 시늉을 하니 애완로봇 '아이보'가 실제 강아지처럼 넘어진다.
'GT 원더보이'에게 오늘 일정을 물어보니 스케줄표를 보여주고, 온라인 쇼핑몰에 상품 주문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에 등장한 다양한 로봇들은 로봇과 공생하는 미래사회가 성큼 다가왔음을 일깨워줬다.
◆ 소니 '아이보', GT '원더보이' 관심 집중
소니 부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아이보' 였다. 관람객들이 머리를 쓰다듬자 '왈왈' 짖고, 손을 올리자 강아지처럼 손바닥을 맞추며 재롱을 떨었다.
사실 소니가 아이보를 처음 개발한 시점은 지난 1999년이었지만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2006년 생산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새로운 세대의 아이보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일본에 처음 출시된 이후 19만8000엔(약 200만원)이란 비싼 가격에도 2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싱가포르 GT그룹이 선보인 'GT 원더보이'는 귀여운 생김새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람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몸통 부분에 디스플레이 창을 탑재해 스케줄과 쇼핑 목록 등을 보여준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해 번역 로봇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카메라가 탑재돼 나만의 사진 기사 역할도 해준다.
◆ 아이 돌보는 '육아로봇'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말동무를 해주는 등 육아를 돕는 로봇들도 대거 등장했다.
중국 링테크의 '루카' 로봇은 카메라와 인공지능(AI)를 통해 앞에 놓인 책 페이지를 인지한 뒤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준다.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다.
국내 한글과컴퓨터는 '어린이 말동무' 기능을 갖추고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로봇 '한컴로봇(가칭)'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아이들의 얼굴을 인식해 먼저 말을 건다. 아이들은 모니터로 로봇 안에 탑재된 각종 영어교육, 게임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다.
부모가 외부에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로봇의 이마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의 아이 상황을 살필 수 있고 아이에게 말도 걸 수 있다.
중국 도그니스의 '아이펫 로봇'은 반려인이 없을 때 강아지의 사료를 대신 챙겨준다.
◆ 삼성·LG도 로봇사업 박차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로봇' 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최강자인 양사의 로봇 사업 진출 선언은 향후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짐작케 했다.
삼성전자는 '케어, 에어, 리테일'로 구성된 삼성봇 3종을 공개하며 연내 출시를 예고했고, LG전자는 가정용, 상업·공공용, 산업용, 웨어러블, 엔터테인먼트 등 5대 축으로 로봇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보행 보조 로봇 'GEMS'와 허리 근력을 지원하는 'LG 클로이 수트봇'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는 서비스용 로봇이 대거 등장했다"며 "상업용과 달리 서비스용은 아직 태동하는 단계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해 우리 일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