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에서 우리나라가 '한시적 예외'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은행을 통한 이란과의 무역결제가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이란 제재와 관련해 180일간의 예외를 인정받으면서 이란중앙은행(CBI)과의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을 통한 결제를 재개할 전망이다. 다만 예외 인정 범위와 거래 가능 품목에 대해서는 법무법인의 법률자문 등을 통해 철저히 확인 후 결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이란 한국 기업과 이란 기업 간 무역거래를 위해 CBI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수출입대금을 원화로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CBI는 원유수출대금을 원화로 받아 계좌에 보유했다가 국내 업체에게 수출대금을 원화로 지급한다. 이란과의 외환거래를 피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를 거쳐 2010년 10월 도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각) 2015년 이란 핵 합의에 따라 해제했던 석유·금융 거래를 금지하는 대(對)이란 제재를 모두 부활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CBI와의 원화 결제를 중단한 상태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외 인정 범위 및 품목에 대해 법률 자문 등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인도적 물품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예외 인정 범위, 거래 가능 품목, 거래 대상 기관을 검토하고 있다"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제 중단 사실을 미리 공지했고, 법률적 검토를 마치는 대로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테러단체 지원을 중단하고, 시리아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며, 핵 활동과 미사일 개발을 전면 중단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나올 추가 재제 가능성은 부담이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 당시 제재 수준보다 더 강한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