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27일 정부 개헌안 등을 놓고 기싸움 속에서 협상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세 사람이 한 자리에 오며 개헌 협상에 착수했다.
이날 회동은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전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정례회동에서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 등을 위한 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해 마련됐다.
협상 의제는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구제 개편, 권력기관 개혁, 개헌투표 시기 등 총 4가지다.
우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에게 “개략적인 얘기를 했다”며 “다음 모임에서 4가지 주제에 관해 각 당 의견을 문서로 자세히 서술해서 제출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각 당이 자기안을 구체적으로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민주당의 당론을 수용한 것이라 그것을 문서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가 손을 대지 못한다”며 “그런데도 대통령 개헌안을 민주당이 당론으로 가져간다니 다음 협상 테이블에서 내용을 어떻게 올릴지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다음 회동에서 각 당의 개헌안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겠지만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를 추진하는 민주당과 6월 이후 투표를 주장하는 한국당이 각각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난항이 점쳐진다.
비공개 협상 전에도 여야 원내대표들은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와 민주당은 촛불 혁명의 정신을 담아 분권형 개헌안을 마련했다. 야당이 개헌안을 테이블에 올릴 때”라며 “15개월간 개헌특위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한 만큼 쟁점과 내용은 충분히 나왔다. 각 당 지도부의 결단만 남았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 개헌안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고,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과 이해를 위해서 개헌을 ‘정치쇼’로 악용하려는 입장들이 개헌 곳곳에 다 묻어있다”면서 “대통령 개헌안이 민주당 의견을 거의 수용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당론이라는 것인데 국회가 문 대통령의 개헌안을 갖고 협상하고 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개헌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해 1당(민주당)과 2당(한국당)의 합의가 중요하다”며 “그중에서도 민주당이 책임감을 발휘해야 한다. 청와대의 가이드라인 지침을 무너뜨릴 줄 알아야 하고, 청와대의 간섭을 배격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