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관련해 금융, 통상, 산업 등 3대 분야의 회의체를 가동하도록 지시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에서 조선업이 언급된 만큼 차기 정부의 관심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찾을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워싱턴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또 새로운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이에 따라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직간접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경제부총리를 컨트롤 타워로 하는 금융, 통상, 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행정부가 출범한 후가 아니라 예상되는 정책 기조가 있기 때문에 벌써 국제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그래서 시장을 점검하고, 빈틈없이 대비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국방 분야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해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서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며 "안보 분야에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잘 챙겨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점검회의 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에 관해서는 대통령, 국무위원, 대통령실 참모 등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전략적 대응과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므로 직접 점검회의를 수시로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선 공약들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어떻게 현실화할지는 미국에서의 조각과 인선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우리의 전반적인 대외 환경 변화와 함께 기회 요인도 함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 신행정부의 경제·통상 정책 방향 및 이에 따른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보는 가운데 그 방향에 대해서 계속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성 실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직간접적인 효과를 포함해 글로벌 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외환 시장의 변화에 대해 거시적인 부분부터 논의와 분석이 이뤄졌다.
또 통상·금융·산업의 각각 공약별 영향을 살펴 보고, 이에 따른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을 분석하는 절차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 7일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을 거론한 점을 주목했다.
성 실장은 "실제로 최근 우리 조선 기업의 미국 투자, 미 해군 군수지원함의 수리 정비 사업 수주 등 조선 분야의 협력 사례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도 업계와 협의하며 조선업을 포함해 미국의 관심사와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협력 기회를 다양한 산업에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나타난 안보 관련 정책 비전을 살펴보고,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점검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과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북한에 대해 기존 한·미 간 중점을 뒀던 현안 중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지 안보 관련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