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만 140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고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총 6건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빈번하게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부당대출 여파로 인해 최대 금융사고 금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15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자체 공시했다. 전체 사고 금액은 1363억935만원에 달한다. 은행들은 금융사고 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건에 대해서만 자체 공시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뒤이어 우리은행에서 올해 총 4건의 금융사고가 일어나며 건수 기준 둘째로 금융사고가 많았다. 우리은행도 업무상 배임과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외부인 사기가 발생했고, 여기에 대규모 부당대출 건이 더해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3월과 4월, 9월 총 3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업무상 배임(2건)과 사기(1건)로 분류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각 1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가장 적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업무상 배임이 발생했고, 하나은행은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의 민원 점검 과정에서 허위 서류 제출 여부가 드러나며 금융사고를 발견했다.
공시상 최대 사고 금액을 낸 곳 역시 NH농협은행이었다. NH농협은행의 총 금융사고 금액은 441억8231만원으로 나타났다. 건별 최대 금액은 140억원으로 지난 10월 발생한 제3자에 의한 사기 건이다. 이어 지난 9월 발생한 횡령 건 사고 금액(121억원)이 둘째로 많았다.
다만 우리은행이 NH농협은행의 사고 금액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 검찰이 아직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 8월 우리은행이 공시했던 초기에는 해당 부당대출 관련 사고 금액이 약 249억원으로 잡혔다.
현재 검찰이 최대 400억원의 부당대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걸 고려하면 올해 우리은행의 총 금융사고 금액은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에서 자체 공시한 금융사고 금액은 약 435억원이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은행(402억990만원)의 금융사고 금액이 컸다. 신한은행은 지난달까지 10억원을 초과한 금융사고가 없었지만, 지난달 22일 13억4000만원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당초 사기로 발생했던 70억원 금융사고 금액을 전부 회수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10억원을 초과하는 금융사고에 대해서만 자체 공시하기 때문에 해당 금액 미만의 사고에 대해선 사실상 알 수 없다”며 “자잘한 사고까지 더하면 금융사고 금액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