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반도체 특별법'에 정부 보조금 등 재정 지원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 등에 대해선 주52시간 규제를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추진한다. 11일 당론 발의해 28일 국회 본회의 여야 합의 처리가 목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일 주무 부처와 조율된 내용의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거액의 보조금을 내세워 자국 반도체 사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그간 정부는 '건전재정' 등을 이유로 보조금에 소극적이었고, 세제·금융 등 간접 지원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으로 글로벌 산업·통상 분야 변동성이 커지면서, 언제든지 기업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최근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8조원을 투자했는데, 일본 정부에서 4조원을 지원한 것으로 안다"며 "투자에 정부 지원이 인센티브가 되고 있으니, 우리도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11일 '여야의정 협의체'가 공식 출범한다고 예고했다. 의대 정원 문제, 의료사고 면책 특례, 전공의 처우 개선, 필수·지역의료 활성화 방안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당에서는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이 참석하고,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함께한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료 단체는 당일 공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에도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다.
이밖에 김 정책위의장은 여야 합의로 출범한 '민생공통공약협의체'와 관련해 "최근 각 당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법안 리스트를 맞교환해 양당 정책국에서 합의·수용 처리가 가능한 법을 선별 작업하고 있다"며 "이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만나 오는 28일 본회의 목표로 법안을 처리하자고 협의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그는 민주당이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는 "주주에게 다양한 주체가 있을 수 있는데 해당 법안은 헤지펀드들이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서 인수합병(M&A) 시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논의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