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차기 지도자는 대타협을 성공하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대타협의 조건을 만들어내고 싶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68·사진)은 26일 서울 중구 W스테이지 서소문 워드컬처오픈 코리아에서 '희망의 나라로'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 줄곧 '대타협'을 강조하며 "특히 정치인들은 대타협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많은 대선 주자가 적폐 청산을 얘기하는데, 제도 속 타협의 과정을 생략하고 지지자, 시위자의 힘을 빌려 쓸어버리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나올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홍 전 회장은 "사회의 최상위 1%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게 내 소임"이라며 "1%의 자발적 양보를 바탕으로 한 대타협만이 번영의 길을 열 수 있다. 대타협을 성취하는 일, 한국을 새로 거듭나게 하는 데 제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킹메이커'로 바라보는 항간의 시각에 대해 "뜬금없는 소리"라며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 대선주자가 '연정'을 언급한 데 대해선 "대연정에서도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정치나 행정의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이해 당사자 간 대타협을 도출해야 한다"며 "요즘 대선주자들의 일자리 공약이 넘쳐나는데 당장 정부 주도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느냐.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전 회장은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한 얘기는 내가 오랫동안 해온 생각이고, 여러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 '대타협'에 공감하는 이를 지원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나는 언론사를 나온 사람이라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고, 마음의 지지 또는 그 이상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