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통상마찰에 무너지는 기업들] 중국산 밀어내기 앞에 한국 산업계 '속수무책'

2024-05-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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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미국·유럽연합(EU)과의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앞두고 전면적인 '밀어내기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월 들어서는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가 감소했는데, 컨설팅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수출액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수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수출업체들이 가격을 계속 인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중국의 저가 수출 전략은 올해 들어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석유제품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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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철강 등 경쟁품목 물량 공세

서방 반덩핌 관세에 中도 보복 조치

對中의존도 높은 韓, 대응땐 더 손해

중국 상하이항에 정박해 있는 중국 국영 컨테이너 선사 코스코의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
중국 상하이항에 정박해 있는 중국 국영 컨테이너 선사 코스코의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유럽연합(EU)과의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앞두고 전면적인 '밀어내기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경쟁 품목인 배터리,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석유화학, 철강 등에서 덤핑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비롯한 중국산 제품 전반에 대해 최대 25% 반덩핌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중국 정부는 중국판 ‘슈퍼 301조’라고 불리는 관세법을 통과시켜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저가 공세를 방어하려는 한국의 대응도 중국의 관세법에 무력화되면서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7.1%가 증가했다. 이는 1.9%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로이터의 조사를 크게 앞지른 것이다.

3월 들어서는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가 감소했는데, 컨설팅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수출액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수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수출업체들이 가격을 계속 인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중국의 저가 수출 전략은 올해 들어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석유제품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미국·EU의 무역 제재가 이뤄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월 중국의 휘발유 수출량은 전월 대비 58%가 증가했다. 경유는 2배가 넘는 125%가 늘었으며, 등유 역시 3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값싼 러시아산, 이란산 원유를 대량 수입해 정제한 석유제품을 저가에 수출하면서 글로벌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역시 올해 초와 비교해 30% 이상 하락했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산업의 공장가동률 손익분기점은 80% 수준임에도 중국 내 전기차 기업들의 가동률은 5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요를 한참 넘어서는 증설을 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올해만 110여 개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BYD를 선두로 내수시장에서는 자동차 판매가를 원가 이하로 내리면서 저가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내에 쌓인 친환경 자동차 재고 물량은 헐값에 글로벌 시장에 수출되고 있으며, 이는 완성차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칩 생산량도 대폭 늘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 증가했으며, 3월에만 28.4%가 늘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철강시장 역시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1억t(톤) 이상의 공급과잉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 생산량 또한 15% 이상의 증가치를 보였다. 내수는 침체됐지만 생산량을 계속해 늘리는 중국의 움직임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치킨 게임'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는 품목이 한국과의 경쟁 품목이 주를 이루면서 삼성, SK, 현대, LG 등 4대 그룹은 물론 포스코 등 철강업계, 정유4사, 석유화학 업계 등 한국 산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EU와 같은 반덤핑 관세로 대응하려 해도 중국이 올해 12월부터 시행하는 관세법으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판 슈퍼 301조로 불리는 새 관세법은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의 제품에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전문가들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중국과 관세 전쟁을 펼친다면 오히려 더 큰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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