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정부가 구조조정 중인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는 방안으로 가되 채권단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회생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사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충분한 수준으로 고통을 분담하는데 합의하는 경우에는 부족한 유동성을 적기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수주산업으로서의 특성과 세계 1위의 수주잔량을 감안해 현재 상황에서 선택가능한 모든 대안을 면밀하게 분석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유 부총리는 채권단 등의 출자전환을 전제로 한 신규 유동성 공급이 대우조선을 수익창출이 가능한 경영구조로 전환시켜 국민경제적 부담과 부실을 최소화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간 채무조정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그간의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법적 강제력을 활용하는 사전회생계획제도(pre-packaged plan·P-플랜)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어 그는 대우조선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경우에도 경쟁력 없는 해양플랜트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경쟁력 있는 상선과 방산 중심으로 사업재편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 이후 인수·합병(M&A)을 추진, 대우조선의 '주인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날 오전 대우조선해양의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더 이상의 신규 지원은 없다"던 정부 입장이 바뀐 것도 해명했다.
그는 "경영정상화 지원 이후 대우조선은 선박과 해양플랜트 86척을 정상 인도해 15조원을 회수했고, 부족자금의 자체조달을 위해 지금까지 1조8000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했다"며 "그러나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에 직면하고 이미 건조된 선박의 인도까지 지연돼 국책은행 지원하의 자구노력만으로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경제적으로 구조조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엄정한 손실분담 및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그동안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면서 "현 경제팀은 정치적 일정과 상관없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로 구조조정에 대한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