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㉔] 유한킴벌리 '깔창생리대' 외면…7년간 가격 25% 올렸다

2017-03-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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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하락에도 3년마다 인상

화장지·기저귀보다 3~4배 높아

타 업체들까지 '도미노 인상' 번져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지난해 5월 '깔창생리대'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이 신발 깔창에 휴지를 대어 버텨내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깔창생리대 사연이 알려진 배경에는 유한킴벌리가 있다. 유한킴벌리는 같은 시기 자사 생리대 브랜드인 '화이트'와 '좋은느낌', '애니데이'의 150여개 품목 가격을 6월부터 최대 20% 올린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생리대를 만드는 펄프와 부직포 가격이 내려간 상황에서 안 그래도 비싼 생리대값을 또 한번 인상한다는 결정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깔창생리대를 비롯한 유사 사연이 쏟아졌다.

유한킴벌리의 비상식적인 가격 결정은 당시가 처음이 아니었다. 생리대 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원재료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3년마다 정례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유한킴벌리 가격인상 내부자료(본사가 대리점으로 보낸 자료)'를 보면 유한킴벌리는 2010년과 2013년, 2016년에 생리대값을 올렸다. 인상 시기는 매번 6월이었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아주경제 DB]


2013년엔 화이트 가격을 최대 59% 인상했다. 좋은느낌 제품 등과 합치면 평균 20%가량 올랐다. 지난해에도 다르지 않았다. 깔창생리대 논란이 일자 인상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좋은느낌 울트라날개 중4'와 '좋은느낌 수퍼롱4' 단 2개 제품만 가격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제품은 '리뉴얼'이라는 명목으로 평균 7%대, 최대 17.4%까지 가격을 올렸다.

유한킴벌리는 '원재료 가격상승과 기술적 요인' 때문에 생리대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분석한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2010년에서 2016년 4월 사이 펄프 수입물가는 29.6%, 부직포는 7.6% 각각 내려갔다. 

정부가 생리대를 생활필수품으로 보고 2004년부터 10%에 이르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시장 1위 업체의 가격 인상이 불러오는 도미노 인상 현상도 가볍게 무시했다. 실제 유한킴벌리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 업체인 LG유니참(쏘피·바디피트), 깨끗한나라(릴리안), P&G(위스퍼) 등이 줄줄이 이를 따라갔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지난해 4월 사이 생리대 소비자 가격은 25.6% 뛰었다. 생리대와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화장지(5.9%)나 기저귀(8.7%)보다 2.9~4.3배 높은 수치다. 또한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10.6%)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아 생리대업계 전체에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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