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터널 '아수라장'…영국행 시도 난민 2000명 한꺼번에 '급습'

2015-07-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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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칼레에 있는 유로터널 부근에서 영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난민들이 몰래 화물차에 올라타고 있다. [사진= 미국 온라인 매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IBT) 영상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가난과 전쟁을 피해 영국행을 택한 난민 2000여 명(프랑스 경찰 추산)이 28일(현지시간) 밤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유로터널이 시작되는 프랑스 칼레항 터미널에 한꺼번에 진입을 시도,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유로터널 대변인은 “지난 한 달 반 새 가장 큰 규모의 기습시도였다”면서 “경비인력 200여 명을 모두 출동시켰으며 (난민 등) 다수가 다쳤다”고 전했다.

AF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난민들은 대부분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수단, 아프가니스탄 등지 출신이다. 이날 소동으로 영국에서 프랑스로 건너오려던 승객들은 1시간 동안 오도 가도 못했고 반대의 경우도 30분을 대기했다.
유로터널은 영국 켄트와 프랑스 칼레를 바다 밑으로 연결한 50.5km의 해저터널로 1994년 완공됐다. 여객용과 화물·자동차용 철도 터널 둘로 돼 있다. 이 터널을 달리는 유로스타 여객 열차는 역에서 간단한 출입국 절차만 밟으면 3시간에 영국과 프랑스 수도를 오갈 수 있다.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넘어가려는 난민 규모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 600명 수준이었던 것이 현재 5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은 철도에 실린 자동차나 정차한 화물트럭에 몰래 올라타는 방식으로 영국행을 시도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유로터널을 통과하려던 난민 8명이 차에 치이거나 차에서 떨어져 숨졌다.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과 회담한 뒤 “유로터널 안전을 위해 700만파운드(약 127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장관은 “유럽에 온다고 정착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난민을 서아프리카 등지로 되돌려보내는 데 협력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로터널 운영사는 지난 22일 불법 이민자들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금으로 970만유로(약122억4000만원)를 영국과 프랑스 정부에 요청했다. 영국은 이미 470만 파운드(85억원)를 들여 유로터널 터미널 주변에 장벽을 쌓았다. 프랑스 정부는 운영사가 2002년 이후 경비인력을 대폭 줄인 탓도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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