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해외여행보험 서비스 관련 삼성화재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사용자 환경(UI)’이 지식재산으로 인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분야에서 발생했던 UI 무단 도용 판례가 향후 생길 수 있는 양사의 소송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 26일 삼성화재에 공문을 보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근 삼성화재가 개편한 해외여행보험의 모바일 가입 절차가 기존 카카오페이손보가 제공해 온 UI, 사용자 경험(UX)과 동일해 사실상 이를 표절했다는 것이다.
양사는 현재 해외여행보험 가입 시 가입 단계 순서뿐 아니라 화면 구성과 레이아웃, 안내 문구, 버튼 문구 등 UI가 대부분 동일하다. 특히 가입 단계의 경우 ①국가 선택 ②기간 입력 ③가입플랜 선택 ④보장 설계(DIY) ⑤가입담보 확인 ⑥동반가입 선택 ⑦가입설계 동의 ⑧알릴의무 질문 ⑨최종청약 확인 순으로 같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지난 3일 해외여행보험의 가입 절차를 개편하기 전에는 ①생년월일 입력 및 동반가입 선택 ②기간 입력 ③여행목적 선택 ④가입 사항 안내 ⑤가입플랜 선택 ⑥가입자 입력 ⑦알릴의무 질문 ⑧가입설계 동의 ⑨최종청약 확인 순으로 지금과 달랐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가입 절차 순서 역시 영업 노하우로, 이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 역시 지식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UI 표절 의혹을 두고 양사 간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과거 사례를 살펴본 결과, UI 또한 지식재산권으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법적 사례가 있는 만큼 삼성화재의 UI 표절 인정 가능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
2021년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분야 1위 업체인 윕스(WIPS)의 검색 서비스 UI를 후발업체인 워트 인텔리전스(WERT INTELLIGENCE)가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해 워트 인텔리전스의 UI 사용 금지 판단을 내렸다. UI를 지식재산권으로 인정하고, 무단 사용을 못 하게 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이미 특허법률사무소로부터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받았다. 또 삼성화재가 개편된 가입 절차 화면을 통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화면 내 레이아웃이나 버튼 문구까지 모방했고, 이는 UI, UX 지식재산권에 관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불편함 없이 작성하게 하는 게 노하우고, 기획자들은 20번 넘게 UI를 바꿔가며 최적의 절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