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디트로이트·미국) 박재홍 기자 = "한국 노조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스테판 자코비 사장을 비롯한 글로벌 GM의 주요 임원진들이 우리나라 노조에 대해 작심하고 쓴 소리를 했다. 한국의 노조가 기업 임원진들과의 신뢰가 없어 소모적 논쟁이 지석된다는 것이다.
자코비 사장은 한국의 인건비가 한국지엠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임금협상을 1년에 한번, 임금단체협상을 2년에 한번씩 하는데다 노조위원장은 2년마다 바뀌어 장기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노사협상 비밀은 철저히 지킨다"며 "독일 노조도 요구하는 게 많지만 회사가 위기일 때는 노조가 협상 여지를 많이 열어주고 양보도 한다. 노조와 회사가 그런 식으로 윈윈해왔다"고 지적했다.
자코비 사장은 이어 "자동차 산업은 사이클이 길다. 제품 하나 바꾸는 데도 몇 년 걸린다"며 "긴 호흡으로 하는 비즈니스인데 매년 노사교섭하면서 힘빼고 노조위원장 2년에 한 번 바뀌니 일관성있는 교섭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펀더멘털 챌린지(근본적 해결과제)"라며 "한국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댄 아만 글로벌 GM 사장도 한국 시장의 인건비를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아만 사장은 "한국지엠은 협력업체의 기반이 견고한 편이지만 인건비와 환율이 계속 해서 오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한국지엠의 수출물량 확대 역시 비용경쟁력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계속해서 수출물량을 늘려가긴 하겠지만 과거만큼 생산기지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과거 연간 생산량 80만대 수준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만 사장은 다만 " 뷰익의 앙코르(트랙스)나 오펠의 KARL(스파크)가 창원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수출물량을 보전하고 있다"며 "한국은 글로벌 GM에게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매리 바라 GM 회장은 이날 만찬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GM그룹의 내부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라 회장은 "회사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강력한 브랜드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며 쉐보레·캐딜락·오펠·뷰익을 포함 총 10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고자 2015년까지는 글로벌 판매량의 27%가 새롭게 신제품으로 선보이게 될 것. 2017까지는 38% 그리고 2018년까지는 47%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 회장은 아울러 "북미시장에 플래그십 모델 CT6를 포함해 4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 5년간 9개의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