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년 이상 서울 지역 노후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 가격보다 더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후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노후 아파트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투자도 ‘옥석가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준공 20년을 초과 서울의 노후 아파트는 가격은 지난해 1년간 2.8%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년 이하 아파트는 1.5% 하락 △5~10년 1% 하락 △10~15년 △ 0.1% 상승 △15~20년은 2.3% 하락 등을 기록했다.
특히 노도강을 포함한 동북권의 노후 아파트가 4.1% 빠지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이 포함된 동남권의 경우 지난해 하락장에도 오히려 0.7% 상승한 것과는 비교된다.
최근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추가 분담금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자 조합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조합은 결국 지난 11월 소유주 전체 회의를 열고 시공사인 GS건설과의 계약 해지 안건을 의결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해당 단지 전용 31㎡(단일 평형)는 2021년 8월 최고가 8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4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대비 45% 빠졌다.
정부가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가능하게 하는 등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노도강에 위치한 상당수 노후 아파트는 이미 안전진단 절차를 끝마쳐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앞으로도 정비사업의 사업성에 따라 투자가 이어질 것인데,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지역에 위치한 단지’인지 여부”라며 “분양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수요가 많은 강남권과 그렇지 못한 비강남권의 차이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정부에서 다양한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을 나오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분양시장이 회복하고 사업성 또한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