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중국 공장 장비반입 규제 유예로 안도의 한숨

2023-09-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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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을 확정한 이후 장비 반입 규제까지 유예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를 덮쳤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정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한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확정하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판매를 사실상 전면 제한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소유한 국내 기업의 경우 개별 심사를 거쳐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반도체 생산 설비를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외국 기업에는 예외를 적용하고 장비 수입 등을 1년간 허용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도래하는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미국 상무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이번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해 있는 미국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목록을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승인될 전망이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 한해 지정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VEU에 포함되면 개별 건마다 허가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출 통제 적용이 무기한 유예되는 의미가 있다.

유예가 최종 발표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했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 공장, 쑤저우에 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낸드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 중 40%를 담당하며,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 가드레일 최종 규정도 공개했다. 가드레일은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은 기업에 대해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허용치 이상으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하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보조금 수령 시점부터 10년간 웨이퍼 기준으로 첨단 반도체는 5% 이하로만 생산능력 확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28나노 이전 세대 범용(레거시) 반도체는 10% 미만까지 허용된다.

이번 최종안이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국내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요구해온 사항들이 어느정도 받아들여졌다는 점에 대해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앞으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든지 양국의 갈등 상황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체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발표할 예정인 장비 반입 규제 무기한 유예도 기한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은 아니다"며 "미·중 갈등 속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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