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9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의 주재로 제3기(2023년 9월~2025년 9월)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2018년부터 금융산업 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진입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도 평가위를 구성·운영 중이다. 금융위는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운영규칙'에 따라 평가위 구성(임기 2년)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한국은행 등 유관 기관(11개 기관)의 추천을 받아 11인을 평가위원을 위촉했다.
이번 평가위는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로 의결했다. 김 부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온라인 보험사 등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고, 예적금 비교·추천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동일 업권 내 집중 여부를 판단하는 현재의 경쟁도 평가 방식으로는 플랫폼화로 소비자의 금융 이용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개별 소비자의 여건에 따라 금융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체감 경쟁 양상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쟁도 평가위는 그동안 △동일 업권 내 시장참여자 수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지수) △기업집중률(CR) 등을 바탕으로 시장집중도를 평가했다. 예컨대 은행업의 경우 은행 수, 총자산, 총예금, 총대출, 중소기업·가계 대출의 분포 등을 바탕으로 은행업의 집중도를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기술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는 등 금융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경쟁도 평가와 관련된 새로운 분석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평가위는 지난 2020~2022년 제2기 평가 당시에 제기됐던 보험업권과 신용카드업권의 평가 방식 개선 의견도 함께 고려했다. 보험업권의 경우 복잡한 보험상품의 특성을 감안해 공급 측면의 경쟁도(시장집중도)와 더불어 상품 간 비교가능성, 상품 전환 경험·용이성 등 수요 측면의 경쟁 요인도 함께 분석했다. 신용카드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에서는 빅테크의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비중이 증가한 상황에서 지급결제 시장 전체 관점에서 경쟁도 평가가 요구된다는 의견을 고려했다.
이에 금번 평가대상부터는 평가대상 시장을 고객군, 상품·서비스, 시장참여자 등을 기준으로 유연하게 획정하도록 평가방식을 변경한다.
먼저 개인과 기업,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 서로 성격이 다른 고객군의 경우 상품간 대체가 불가한 점을 고려해 고객군을 우선적으로 구분하게 된다. 구분된 고객군이 이용하는 금융상품 또는 서비스를 평가 대상이 되는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필요한 경우 지리적 구분, 고객의 신용등급 등을 기준으로 시장을 추가적으로 세분하여 경쟁도를 분석할 수도 있게 된다.
아울러 예금·대출·보험상품 중개 서비스 출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등 금융회사와 플랫폼 간 협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품 판매채널도 경쟁도 평가 과정에서 함께 고려하는 사항으로 포함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신용평가업과 같이 특정 고객군을 수요자로 하고,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업권이 없는 경우 등 업권별 평가가 적합한 경우에는 기존과 같이 업권별 평가를 실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평가위는 오는 2024년 중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중소기업·개인신용 대출 시장의 경쟁도를 평가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평가의 기초 자료 분석을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또 평가위는 제2차 회의를 통해 중소기업·개인신용 대출 시장에 대한 경쟁도 평가를 완료한 후 정책적 필요성 등을 고려해 향후 경쟁도평가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3기 경쟁도 평가위원은 이항용 한양대 교수를 비롯해 이진혁 고려대 교수, 최동범 서울대 부교수, 주정환 UNIST 부교수, 임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정은 세종대 부교수, 조혜진 인천대 부교수, 임정하 서울시립대 교수, 김민기 KAIST 부교수, 현우영 김·장 법률사무소 외국변호사, 이영민 서울대 산학협력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