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키움회장, 금감원 조사 중 돌연 사퇴표명… '꼬리 자르기' 의혹 제기

2023-05-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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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하자없다면 사퇴할 이유 찾기 어려워"

다우데이타·키움증권 주가 열흘 이상 폭락

초대형 IB 진출 계획 무산 가능성까지

[사진=홍승우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사태 논란 중심에 서게 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금융당국 조사 중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키움증권에 대한 개인투자자 비난도 거세진 상황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우데이타 매매와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는 김익래 회장에 대해 과거 비슷한 방식으로 주식매매한 이력이 없는지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매도 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다고 주장한 김 회장이 금융감독원에서 지난 3일 차액결제거래(CFD) 조사를 시작하자 갑자기 사퇴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퇴를 결정한 김 회장은 금감원 조사 도중 입장 표명한 이유에 대해 “여러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료 소명하려 했으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쟁점은 김 회장이 매도한 시점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6%)를 시간 외 매매(블록딜)로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했다. 이에 총 605억4300만원을 현금화했으며 다우데이타 보유 지분은 기존 26.66%에서 23.01%로 줄어들었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김 회장이 매도한 후 매매대금이 입금된 2거래일 이후부터 폭락했다. 올 초까지 1만원대에 불과했던 다우데이타는 지난 2월 5만3200원까지 치솟으며 5배가량 급등했다. 이후 4만~5만원대를 횡보하던 다우데이타는 지난달 24~25일 SG증권발 대규모 매물 폭탄으로 인해 하한가를 기록했다. 26일에도 20%대 하락세를 지속하는 등 12거래일 연속 약세다. 지난 4일 기준 다우데이타 주가는 1만5930원이다.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확산되자 라덕연 투자컨설팅 대표는 김 회장에 대해 공매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회장 측은 다우데이타 거래명세서를 공개하는 등 반박에 나섰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주식 매각대금도 환원하는 등 여론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회장 측은 “매도 일자는 외국계 증권사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결정됐다”며 “지난달 20일 정오에 해외 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 종료 뒤 블록딜 거래가 성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료=DART]


이에 일각에서는 진행 중이던 다우키움그룹 승계 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다우키움그룹 경영승계를 진행하고 있던 김 회장이 사퇴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의아한 점이 많다”며 “김 회장이 (매도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굳이 사퇴를 하고, 매도 금액을 사회에 환원할 명확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 사태에 자회사인 키움증권에 대한 비난까지 더해졌다. 키움증권이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 추진 중이던 사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키움증권 고객들은 주식 커뮤니티와 주식토론방 등에서 이른바 ‘보이콧(거부운동)'을 선언했다. 기존에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았던 키움증권으로서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관련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시장 개인투자자 점유율이 30.6%로 압도적이다. 특히 파생상품 수수료 수익도 비교적 많았다.
 
지난해 4분기 키움증권 파생상품 수수료 수익은 약 600억원이었다. 특히 CFD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키움증권 CFD 잔액 규모는 1조612억원이며 교보증권(1조5067억원)에 이어 둘째로 컸다.
 
또한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진출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 전략기획본부 내에 초대형 IB 전담조직인 ‘종합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연내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 진출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에서 발행어음업 사업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익래 회장이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논란으로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키움증권 주가도 폭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4일 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고점을 찍었던 4월 14일(10만9400원)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8.65%(2만400원)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키움증권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20일부터다.
 
지난달 중순까지 10만원 중후반대를 기록하던 키움증권은 24일 전 거래일 대비 4.58%(4800원) 폭락하며 9만9900원에 장을 마쳤다. 키움증권은 이달 4일까지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다우데이타와 키움증권에 대한 투자심리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국면이 나와 여론이 전환될 때까지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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