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진술거부 '양날의 검'...불리한 진술 피하지만 '증거인멸 우려'

2023-02-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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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조사 마친 檢, 구속영장 청구 검토

"진술서로 갈음"...사실상 거부권 행사

김만배 등과 말 맞추기 가능성...구속 갈림길

서울중앙지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진술거부권 행사를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 전략을 놓고 법조계는 불리한 진술을 피할 수는 있지만 증거인멸 우려가 생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 대표에 대한 2차 소환 조사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줬다고 보고 추가 소환 없이 이번 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지면서 민간업자들이 7800억원 넘는 막대한 이익을 거뒀고 이 과정에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의 배임 혐의가 의심되는 만큼 구속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진술 거부" vs "해명할 이유 없어"

지난 10일 2차 소환 조사에서 약 11시간 동안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검찰과 이 대표는 검찰 조사실에서 '동상이몽'에 빠진 모양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제출한 진술서와 배치되는 여러 증거가 나왔다"며 이 대표를 추궁했지만 이 대표는 '진술서로 갈음한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대표가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한다. 반면 이 대표는 검찰의 조작·창작 재료가 될 것을 우려해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밤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면서 "새로 제시된 증거가 없고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 아무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는 이 대표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본다. 또 구속 기간이 만료돼 풀려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사건 관계인과 접촉해 말 맞추기를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법조계는 진술 거부 전략을 '양날의 검'으로 평가한다. 형사사건에서 일반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할 때는 증거인멸 우려가 생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장전담 판사 경험이 있는 A변호사는 "판사 관점에서 영장이 필요한 것은 '나가서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라며 "검찰 수사 때부터 일관되게 죄를 인정하고, 다투는 부분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증거를 가지고 해명한다면 '검찰이 다소 과하게 혐의를 보고 있지 않은가'라고 의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 사법리스크 우려 확산···국회 '체포동의안' 관건

검찰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소환 조사했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묶어 이르면 이번 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임시국회 회기 중이라 체포동의안이 먼저 처리돼야 한다. 현역 의원은 국회 회기 중엔 체포나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어서 구속하려면 체포동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을 받아야 한다. 

현재 민주당이 국회에서 과반 의석(민주당 169석‧국민의힘 115석‧정의당 6석‧기본소득당 1석‧시대전환 1석‧무소속 7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체포동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평론가인 B변호사는 "당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로 인해 민주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부결을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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