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기존의 단독 업무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난상 토론 방식으로 '새해 업무 보고'를 진행하자, 금융권 일부에선 금융위 위상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권의 현장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업무보고 방식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전 형식과 달리 각 금융 학계 및 금융사 관계자들이 초청돼 금융위 자체 발언 기회 역시 줄어들었다. 주제별 의견이 난립돼 정책 방향성이 혼란스러웠다는 반응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엄연히 금융권 국가 상위 기관임에도 조타수 역할을 맡고 있는 금융위원장의 입지가 예전만큼은 아니라는 평이 존재한다"며 "지난해 금융권 유동성 위기가 도래한데 이어, 금융 이슈 사안에 대해 하위기관인 금감원과 의견합치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관련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같은시기 주식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공매도 금지 여부를 놓고 김주현 위원장은 신중론을 펼쳤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의 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 원장은 “심리적 불안으로 금융시장의 쏠림이 심할 경우 공매도 금지 등 예외를 두지 않겠다”며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 등 시장 조치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시장 상황을 보며 전문가와 협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며 신중모드를 유지했다.
금융위가 금감원보다 상위기관이지만, 이를 두고 ‘누가 금융위원장인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금융권에서 나돌기도 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위나 증권선물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는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꼽히던 이 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6월부터 금감원장을 맡고 있다"며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윤 정부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어, 금융위보다 금감원 위세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