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요 주주인 헤지펀드 TCI가 알파벳에 ‘공격적 행동’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인력의 감원과 함께 비(非)엔지니어들에 대한 급여 삭감을 요구했는데, 특히 구글이 오랜 기간 투자를 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사업의 대폭 축소를 주장한 모습이다. 행동주의 주주인 TCI는 자사주 매입 역시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TCI가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전달한 이 요구 사항은 아마존이 1만명 규모의 사상 최대 감원 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TCI는 이전에도 알파벳 경영진과 관련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TCI의 설립자 크리스 혼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 모두는 인력의 과잉 고용과 과잉 보상이라는 유사한 문제를 갖고 있고, 그들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비용을 감축할 필요가 있는 주요 테크 기업들 전반의 문제이지만, 알파벳은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 매출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 인터넷 사업부의 대규모 채용은 사실 월스트리트 금융가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제기되어 온 문제였다. 통계에 따르면 알파벳은 지난 12개월 동안 3만600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한 가운데 전체 인력도 거의 1/4이나 늘어났다. 이는 주요 수입원인 광고 매출이 급격히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이루어진 대규모 채용이다.
TCI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그 전에 이루어진 알파벳의 많은 채용을 가리키며 작년까지는 비용 관리가 알파벳의 ‘우선 과제’가 아니었다며, 그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작년 39%에서 올해 3분기에는 32%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이 TCI와 같은 행동주의 주주들의 강력한 주장에 부딪히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이에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알파벳에도 불어닥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트위터는 이달 초 전체 직원 중 절반가량인 38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13일에는 계약직 5500명 중 4400명을 추가로 감원했다. 메타 역시 지난주에 1만10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혼은 “메타와 아마존을 보면 (구조조정) 문제를 처리하고 자신들의 분석과 발표를 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게 시간이 오래 걸릴 문제라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며 알파벳의 감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