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칼럼] 올림픽 정신 훼손, 中 향한 이성적인 정치

2022-02-10 09:06
  • 글자크기 설정

[김진호 한중수교3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사무총장·단국대 교수]


중국인은 어떤 사고와 행동방식을 갖고 사는 사람들인지 이해하는 것은, 중국은 어떤 국가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까이 한국에 거주하는 전통적 화교(중국 공산화 이전에 한국으로 이전한 중국인)와 한중 수교 이후 한국에 들어와 한국 중국 사회의 주류가 된 '신(新)이민 중국인'들을 비교해 보면 조금 재미있는 점을 알 수 있다. 같은 중국인이지만, 각론적으로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둘 다 똑같은 중국인으로 먹는 음식과 생활방식도 똑같은데, 한쪽은 대만(중화민국)의 영향으로 형성된 중국인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 중국(중화인민공화국)에서 출생하고 성장하면서 성장한 중국인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미국, 일본의 가치관과 사회제도에 중국식 생활방식을 기초로 만들어진 대만 중국인과 한국 기존 화교들은 서로 유사한 면이 많다. 반대로 마르크스주의의 중국적 적응인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제도에서 성장한 중국인들은 중화 민족주의 가치관을 기초로 한 사회주의 제도에서 살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전체주의 방식으로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에서 성장한 중국인들이다.

특히 민주화 이후 다당제를 유지하는 대만에 비해, 공산당이 국가와 사회의 정점에서 국가와 사회를 통치하는 중국 사회에서 인민들은 자신들이 당연히 국가 중요한 일부라 생각하며(인민을 중시하는 공산당이라는 교육으로), 공산당이 조국 중화인민공화국의 핵심, 반드시 있어야 하는 정치 주체로 받아들인다.

굳이 영국 식민지에서 성장한 홍콩인이나 싱가포르 국민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서로 대립하는 중국과 대만의 중국인들은 서로 다른 사회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할 수 있다. 단순하게 남북한 국민의 의식차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의 중국인이나 대만의 중국인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양측은 경제적 교류를 해오고 있다. 정치체제의 대립과는 다르게 서로 댜른 두 중국인들은 모두 경제 문제에는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도 한중수교 후 중국과 교류를 강화하며 남북한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라 본다.

올림픽이 국가 정치에 도움이 되는 것은 지난 올림픽 행사만 봐도 현실이지만, 이것은 적응되는 방식에는 국가의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즉 국제적 행사 진행과 국내적 요소와의 조화는 ‘과유불급’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시진핑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세계 평화의 행사를 자국 국내 정치에 활용하는 것은 통탄할 문제이다. 특히, 양국 관계를 강조해야 하는 ‘한중수교 30주년’에 일어나는 스포츠 경쟁이 ‘정저지와(우물 안 개구리)’의 모습으로 자국 정치환경에만 활용되는 것은 중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웃 국가들과 세계 시민들이 지켜 보고 있지 않은가.

한중관계에서 중국의 한국 문화 강탈 의도와 꾸준한 역사와 영해 침탈 시도는 우리가 좌시해선 안 된다. 올해 중국에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청두 유니버시아드가 있어 한중은 또 스포츠로 경쟁해야 한다. 한국 정부의 정확한 언급도 필요하고 중국의 정확한 회답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인과 중국인이란 인적 관계에서 보면, 현재 한국에서 근무하는 중국인들도 중국의 올림픽 편파판정에 힘든 속내를 갖고 지낼 거다. 우리는 이를 헤아리며 그들의 안전한 생활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것이 선진 국민 한국인들의 자세라고 본다.

반면 국가는 할 말을 해야 한다. 국가적 측면에서의 대립과 민간의 교류는 그 방향을 달리 할 수는 있다. 정부의 이성적 정책과 국민의 성숙한 세계시민의식의 발현에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88올림픽’을 치르며 세계가 화합하는 평화를 이끌어 냈고,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적도 있다. 그리고 한중관계를 위해 1990년 북경 아세안 게임에 많은 지원과 지지를 보낸 적도 있고, 한중관계를 중시하며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한 적도 있다.

중국인들이 주장하는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친구가 있다”라는 말이 있고 지금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인류 운명공동체”라는 서로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는 가치관이 있다. 그런데 현재 중국의 모습은 이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이 아는지 모르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지금 한중관계가 한층 더 악화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있는 중국과 연관된 일을 하며 중국에 긍정적 힘을 보태려는 사람들, 중국에 거주하는 재중 한국인, 중국에 있는 역사적 한국 동포들의 정신이 많이 혼돈되고 마음이 시리는 시기이다.

중요한 것은 ‘민심은 천심’이니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국제적 민심이 지도자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권위주의는 주위 친구를 잃게 한다. 올림픽 정신의 구현이 세계와 같이 살아가는 국가와 국민의 길이라는 것을 중국 정부는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내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백일천하에 옳지 않은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 중국이 주장하는 ‘인류 공동운명체’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성적인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 그리고 지도자들의 옳은 정치를 보고 싶다.

필자 주요 이력

△단국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홍콩 주해대학 중국문사연구소 석사 △북경대학 국제관계학원 박사 △ 아주일보 논설위원 △홍콩 《아주주간》 특약기자 △홍콩 ‘봉황TV’ 평론위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