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의 '다보스 어젠다 2022' 특별 연설에서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 회복은 물론 개발도상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CNN이 1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정책 입안자들은 정책을 조정해 경제가 둔화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 조치는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데 급제동을 거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주요국들이 통화 정책에서 급제동을 걸거나 유턴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 안정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며, 개발도상국들이 그 타격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상 폭이 월가의 기존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고 있다. 연준의 1회 금리 인상 폭은 25bp(1bp=0.01%포인트)라는 지난 20년간의 불문율이 이번에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에서 매파 전망이 꼬리를 물면서 18일 뉴욕 증시는 물론이고 주요국 채권 금리까지 크게 들썩거리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더욱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1월 FOMC 정례회의는 오는 25~26일 예정돼 있다.
시 주석이 연준의 긴축 행보에 긴장하는 데는 연준의 빠른 긴축이 달러화 가치를 올리고, 위안화 약세 전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급격한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
중국은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흐름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은 17일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1개월 만에 전격 인하했다.
시장은 중국이 시중에 돈을 더 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8.1%로 나왔으나 하반기 들어 경제 성장 동력이 급속히 약해지면서 당국은 경기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