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캐나다 등 미국 동맹국들도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동참

2021-12-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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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2월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호주, 영국, 캐나다 등도 이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조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은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신장 지역 내 중국 당국의 심각한 인권 침해와 잔학 행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관 또는 대표단을 파견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에 미국이 올림픽 원칙을 배반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번 보이콧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7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 측에 강한 불만과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며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항의)을 제기했으며, 앞으로 단호한 반격 제재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국들도 베이징올림픽에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며 미국에 동참하고 있다.

7일 뉴질랜드는 코로나를 이유로 들어 외교관들을 베이징 올림픽에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은 뉴질랜드 국영방송 TVNZ를 인용해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 겸 체육부 장관이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 이후 뉴질랜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장관급 대표단이 (베이징올림픽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결정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며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질랜드가 이전부터 중국에 인권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로버트슨 부총리는 "우리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여러 차례 분명히 헀다"라며 "최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며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호주는 8일 조금 더 명확하게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BBC는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점을 고려할 때 호주가 보이콧에 동참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러한 조치는 "호주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거부하고 있으며 호주는 중국과의 양자 회담에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호주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 대사관은 이에 대해 "산은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호주가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일부 호주 정치인들의 정치적 입장이나 호주 관리들의 참석 여부가 아니라 호주 선수들의 경기력에 달렸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양국 간 관계가 악화된 것은 "전적으로 호주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영국 역시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했다. 

뉴욕타임스(NYT)·로이터 등 외신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에서 영국이 미국의 보이콧 선언에 따를 것인지 묻는 질문에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대해 사실상 외교적 보이콧이 있을 것"이라며 "장관과 관리들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수단까지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단은 올림픽에 참가하나 관리들은 참가하지 않는) 이것이 정부의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영국 관리를 초청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관리들이 오는지 안 오는지를 문제삼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정치적인 비방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리도 캐나다 총리 역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정부가 자행한 반복적인 인권 침해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 달 동안 동맹국들과 이 문제를 조정하고 논의해 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 캐나다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트뤼도 총리가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념적 편견, 거짓말, 소문 등을 기반으로 캐나다와 서방 국가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불공정한 정치적 책략에 참여하고 있다"라며 "그들의 서투른 책략에 동의하는 국가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이들은 실패할 운명"이라고 서면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한편 BBC·로이터 등 외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부 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여전히 참가한다는 사실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각국 관리들의 베이징올림픽 참가는 각 정부의 정치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IOC는 이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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