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코인) 거래소 관리·감독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인 성격을 조속히 정립하고, 코인 상장폐지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 분석이 나왔다.
11일 국회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거래소 불공정약관 심사의 한계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코인거래소의 불공정 거래 여부 조사를 진행했으나, 금융위가 코인 성격을 명확히 정립하지 않은 탓에 공정위 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입법조사처는 현재까지 코인 성격이 불분명해 공정위의 시정권고에 한계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예컨대 공정위는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을 기준으로 거래소의 '약관을 개정할 경우 7일 이전에 공지'하는 조항이 불공정하다고 판단, 1개월 전에 영업점 등에 게시하고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코인 성격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공정위의 심사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거래소의 영업 행위를 통신판매업 및 전자상거래업으로 본다면 '전자상거래표준약관'을, 코인을 자본시장법으로 규율한다면 '금융투자업분야 약관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 분석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입법조사처는 "금융위는 공정한 가상자산 시장질서의 확립과 투자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의 성격을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들이 최근 무더기 코인 상장폐지에 나선 것과 관련, 금융위가 이용계약 중지·해지 및 서비스 이용 제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공정위는 거래소가 '고객이 부정한 용도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약관에 위반되는 등 회사의 합리적 판단에 따라 사업자가 이용계약을 중지·해지할 수 있다'고 한 조항이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이어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서비스 이용 제한은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금융위의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밝힌 '불가피한 사유'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고 입법조사처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