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순익 동반 급증... 광군제, 클라우드 사업 호조 영향
2일 알리바바는 2021 회계연도 3분기 (2020년 4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 규제 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알리바바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후 처음으로 나온 실적이라 주목됐다.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210억8400만 위안(약 3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익도 794억27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이는 앞서 나온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의 매출과 순익을 각각 2150억 위안, 457억 위안으로 예상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대규모 쇼핑시즌인 ‘광군제’ 기간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이 4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알리바바는 내수 회복에 힘입어 약 4900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 장융 알리바바 CEO도 이날 “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세와 함께 알리바바도 한층 성장한 분기 성적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사업이 설립 이후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도 주목됐다.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61억15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익은 2400만 위안을 달성했다. 순익 규모가 크진 않지만 2019년 4분기 3억56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선아트 기여도 제외한 매출 증가율···2014년 상장 이후 최저
그러나 이번 4분기 실적에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프랑스계 유통업체 오샹의 중국법인인 가오신(高鑫·선아트)의 매출 기여도가 포함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부분을 제외한 매출 증가율은 27%에 불과하다.FT는 알리바바의 사업 성장 둔화세는 알리바바가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라는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10월 열린 금융포럼에서 도발적 어조로 정부를 비판하면서다.
이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었던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업체 앤트그룹 상장이 전격 취소됐고, 당국은 반독점·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 전반에 관련된 규제를 강화 중이다.
알리바바의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 알리바바는 이 같은 우려에 대비해 곧 50억 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는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당국 규제 강화에 따른 부양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